법무부, ‘인혁당 사건’ 다른 피해자들도 지연이자 면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뉴스1

법무부가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원회 사건’ 피해자 이창복씨에 이어 고(故) 전재권씨와 정만진씨가 부담하고 있는 지연이자도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법무부는 전씨와 정씨 유족과 관련된 청구이의 소송 사건에서 법원의 화해 권고를 수용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정희 정부는 지난 1970년대 민주화운동 세력을 탄압하려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을 꾸민 뒤, 그의 배후로 인혁당 재건위를 지목해 이씨 등 관련 인물들을 법정에 세웠다.

법원은 지난 1974년 이씨와 전씨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정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후 이들은 지난 2008년 재심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들은 1·2심에서 승소함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가지급 받았는데, 지연손해금의 산정기준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과거 불법행위가 있던 때가 아닌 사실심의 변론이 종결된 시점으로 바뀌었다.  


이에 국가정보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 이씨 등을 상대로 초과 배당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고, 각 피해자와 유족들이 보유한 주택 등을 상대로 강제집행을 신청하기도 했다.

결국 이씨 등의 지연손해금은 원금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불어나게 됐다. 이씨 등은 국가를 상대로 청구이의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각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원금을 분할해서 내면 지금까지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면제하도록 화해를 권고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지난 6월20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서울고검, 국정원과 관계기관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를 통해 법무부는 이씨 등이 예측할 수 없었던 판례 변경으로 초과지급된 배상금의 지연이자까지 반환하도록 요구하는 건 정의관념과 상식 등에 비춰 가혹한 것으로 보고, 법원의 화해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4일 이씨에 대한 화해권고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올해 말까지 배상금 5억원 중 5000만원을 내고, 나머지를 내년 6월 말까지 상환하면 나머지 이자를 면제받게 될 전망이다.

전씨의 원금과 지연손해금은 4억5000만원에 8억9000만원이다. 정씨는 원금 1억9000만원에 지연손해금이 3억7000만원이다. 법원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8일 각각 화해를 권고했고, 법무부는 최근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이번 법무부의 지연이자면제 조치는 진영논리를 초월해 민생을 살피고 국민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하는 국가의 임무를 다하려는 것”이라며 “국가의 실책은 없었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해당 국민들에게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고, 책임 있는 결단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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