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제약 풀린 이재용, 매출 100조 늘릴 M&A 찾는다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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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맞아 15일 자로 복권되며 경영 활동에 제약이 풀린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앞으로 삼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기 어려울 거란 시각도 있지만 복합 경제위기 현실화, 반도체 패권 갈등 속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굵직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복권이 결정된 지난 12일 이후 첫 주말 연휴를 주로 자택에 머물며 경영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요 인사들에게 감사 및 경영 복귀 다짐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정된 (이 부회장의) 공식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15~17일 방한하는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 이사장과의 만남 여부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연휴 이후엔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 부문장(사장) 등 주요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경영 현안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1㎚=10억 분의 1m) 공정 제품 양산에 성공한 경기도 화성캠퍼스나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 평택캠퍼스 등을 찾을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비상근 임원에서 상근 임원으로 근무 형태를 바꿔 서초사옥 집무실로 정식 출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 부장으로 입사한 뒤 2001년 상무보로 선임되면서 상근 임원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으면서 비상근으로 근무 형태가 바뀌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룹 총수의 경영 복귀에 따른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삼성전자가 대형 M&A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이렇다 할 M&A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만은 최근 5년 동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인수 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124조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과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영국 ARM 등을 M&A 후보로 꼽는다. 반도체 외에는 바이오와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같은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M&A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휘해 M&A를 추진한다면 (그 대상은) 향후 5년 안에 매출 100조원을 달성할 수 있는 업체가 될 것”며 “그 정도의 성장 산업에서 거래 대상을 찾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 전망치가 315조6600억원(에프앤가이드)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도약을 구상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2017년 미래전략실 폐지 이후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 등 3개 부문의 태스크포스(TF)를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운영해 대형 딜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또한 이 부회장이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