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앞세우더니…우영우·도자 캣 뚫은 그 멀티밤 대박 조짐

 
스틱형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선도 브랜드 ‘가히’가 판을 키우고, 중소 화장품 업체들이 따라가면서 약 3500억 원대 시장 규모를 형성했는가 하면,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국내 제조업체들의 기술 개발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스틱형 화장품이 쿠션에 이어 제2의 K-뷰티 대표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격과 공포’…. 물량 공세 PPL로 눈도장

지난 3일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PPL로 등장한 멀티밤. [사진 ENA 방송 화면 캡처]

지난 3일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PPL로 등장한 멀티밤. [사진 ENA 방송 화면 캡처]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등장인물이 분홍색 스틱 화장품을 바르는 장면이 방영된 건 지난 3일. 그동안 PPL(간접광고) 청정 구역으로 입소문 난 드라마였기에 ‘충격과 공포’라는 과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분홍색 스틱 화장품은 코리아테크의 브랜드 가히 제품. 드라마 PPL 하면 떠오를 정도로 여러 드라마에 ‘물량 공세’를 하는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지난 6월에는 미국의 팝스타 ‘도자 캣’의 신곡 뮤직비디오에도 PPL로 등장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젠 할리우드까지 점령하는 거냐” “멀티 밤 세계관 어디까지” 등 놀라움 섞인 반응이 나왔다.  

2020년 4월 출시된 가히의 멀티 밤은 마치 립스틱처럼 생긴 용기에 담겨 눈가, 입가를 비롯해 얼굴 전체를 바를 수 있도록 만든 스킨케어 제품이다. 배우 김고은 등 인지도 높은 연예인 모델 활용, 공격적 PPL 등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 지난 4월 누적 판매 1000만개를 돌파했다.  

미국 팝스타 도자 캣의 신곡 '베가스'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가히. [사진 뮤직비디오 캡처]

미국 팝스타 도자 캣의 신곡 '베가스'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가히. [사진 뮤직비디오 캡처]

 

3500억 원대 ‘스틱 멀티 밤’ 시장 열었다

가히의 선전에 비슷한 제품도 쏟아져 나왔다. 현재 CJ올리브영 온라인 몰에 등록된 스틱 형태 멀티 밤 제품만 40여 종. 토니모리·AHC·센텔리안24·달바·믹순 등 여러 중소 화장품 업체서 비슷한 형태의 멀티 밤 스틱이 출시되고 있다.  


과거 스틱 형태 화장품은 주로 파운데이션이나 컨실러 등 피부 화장을 위한 제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얼굴에 문질러 잡티 등 피부 결점을 가려주는 용도로 주로 사용했다. 최근에 나오는 멀티 밤은 색조 제품이 아니라 기초 제품이라는 데 큰 차이가 있다. 코리아테크 관계자는 “좋은 보습 성분을 계속해서 바르는 것보다 피부에 좋은 것은 없다는 전제를 두고 쉽게 덧바를 수 있는 제형을 생각하다 보니 스틱 형태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는 스틱형 보습제. 왼쪽부터 센텔리안24 '마데카 크림 스틱''마데카 멜라 캡처 스틱''마데카 링클 캡처 스틱', 가히 '링클 바운스 멀티밤', 토니모리 '투엑스알 콜라겐 링클 멀티스틱.' [사진 각 업체]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는 스틱형 보습제. 왼쪽부터 센텔리안24 '마데카 크림 스틱''마데카 멜라 캡처 스틱''마데카 링클 캡처 스틱', 가히 '링클 바운스 멀티밤', 토니모리 '투엑스알 콜라겐 링클 멀티스틱.' [사진 각 업체]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스틱 형태 멀티 밤 시장은 3000억~3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멀티 밤에 자외선 차단 기능을 더한 선 스틱 등으로 시장 확대도 이뤄지고 있다. 화장품 제조업체 한국콜마에 따르면 지난해 스틱형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배 이상 성장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손을 대지 않고 바르는 스틱형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콜마에서) 스틱형 화장품 중 멀티 밤의 매출 비중은 2020년 32%에서 지난해 77%로 약 2배 늘었다”고 했다.  

‘K-뷰티’ 대표작 될까

화장품 업계에서는 스틱 형태 멀티 밤이 쿠션 팩트처럼 K-뷰티를 대표하는 히트 아이템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해외에도 스틱 형태 제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컨실러·파운데이션이 아닌 스틱 형태 기초 제품은 국내 화장품 업계가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백, 쿨링 기능이나 자외선 차단 기능을 더한 스틱 화장품 등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김정문알로에, 듀이트리]

미백, 쿨링 기능이나 자외선 차단 기능을 더한 스틱 화장품 등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김정문알로에, 듀이트리]

 
국내 화장품 제조업체 빅2로 손꼽히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스틱 화장품 관련 주요 특허를 내는 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달 스틱형 화장료 조성물에 대한 특허권 취득에 대해 공시했다. 해당 특허는 식물성 버터로 만든 화장료 조성물이 온도에 따라 녹지 않고 제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오일과 왁스를 적절하게 배합하는 기술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이미 해당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양산하고 있으며, 향후 신제품에도 적용할 계획”이라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특허 출원”이라고 밝혔다.  

한국콜마도 수용성 보습 성분을 스틱 제형에 안정화하는 화장료 조성물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인 스틱 화장품의 경우 물 없이 왁스나 오일만으로 구성되어 사용 시 뻑뻑한 느낌이 있고 보습감을 느끼기 어려운데,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약 10년 전 쿠션 팩트가 나온 이후 시장을 흔들만한 K-뷰티 혁신 아이템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멀티 밤 스틱이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카테고리라는 점에서 새로운 ‘히어로 아이템’이 될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