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피날레…“백만년 지나도 안 잊겠다”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에 선 빌리 아일리시(21)는 “4년 전 이 날 한국에 왔었다, 다시 불러줘서 고맙다”며 “평생 첫 스타디움 공연인데 정말 놀라운 순간”이라고 말하며 80여분간 공연을 이어갔다. 사진 현대카드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에 선 빌리 아일리시(21)는 “4년 전 이 날 한국에 왔었다, 다시 불러줘서 고맙다”며 “평생 첫 스타디움 공연인데 정말 놀라운 순간”이라고 말하며 80여분간 공연을 이어갔다. 사진 현대카드

“다시 만나 반가워요. 4년 전과 같은 오늘(광복절) 서울에서 공연할 수 있어 기뻐요. 소리 지르고, 뛰고, 춤추고, 이 시간 만큼은 우리 모두 미쳐봐요.”

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빌보드 스타 빌리 아일리시(21)는 15일 밤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과감한 퍼포먼스로 2만여 관객을 쥐락 펴락했다.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은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그는 20대 초반 뮤지션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노련하게 무대를 장악해가며, 센스 있는 팬 서비스로 관객과 교감했다.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에 선 빌리 아일리시(21)는 “4년 전 이 날 한국에 왔었다, 다시 불러줘서 고맙다”며 “평생 첫 스타디움 공연인데 정말 놀라운 순간”이라고 말하며 80여분간 공연을 이어갔다. 사진 현대카드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에 선 빌리 아일리시(21)는 “4년 전 이 날 한국에 왔었다, 다시 불러줘서 고맙다”며 “평생 첫 스타디움 공연인데 정말 놀라운 순간”이라고 말하며 80여분간 공연을 이어갔다. 사진 현대카드

이날 공연은 지난해 7월 2집 앨범 ‘해피어 댄 에버(Happier Than Ever)’를 낸 빌리 아일리시 글로벌 투어의 일환이자, 3년 만에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열린 대형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에,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공연 3시간 전부터 관객들이 모여들었다.

빌리 아일리시는 2015년 음원 ‘오션 아이즈’로 혜성처럼 등장한 아티스트다. 2019년 첫 정규앨범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로 2020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주요 부문 4개를 휩쓰는 수상 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스타덤에 올랐다. 어린 시절 우울증을 앓았던 그는 노래에 10대의 철학적 우울과 세상에 대한 시선을 담아, Z세대 대표 아티스트로 꼽힌다.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에 선 빌리 아일리시(21)는 “4년 전 이 날 한국에 왔었다, 다시 불러줘서 고맙다”며 “평생 첫 스타디움 공연인데 정말 놀라운 순간”이라고 말하며 80여분간 공연을 이어갔다. 사진 현대카드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에 선 빌리 아일리시(21)는 “4년 전 이 날 한국에 왔었다, 다시 불러줘서 고맙다”며 “평생 첫 스타디움 공연인데 정말 놀라운 순간”이라고 말하며 80여분간 공연을 이어갔다. 사진 현대카드

이날 공연은 우천으로 관객 입장이 지연되면서 오후 8시17분쯤 시작됐다. 돔 경기장이라 공연장 내부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지만 관객들은 공연장이 암전되는 순간부터 마스크를 뚫을 정도의 큰 함성을 질러댔다. 빌리 아일리시는 자신의 시그니처인 양 갈래 머리를 하고 “여러분, 오늘 밤 기분이 어때요! 같이 춤 추고 움직이고 뜁시다!”라며 무대에 등장했다.


강한 비트의 곡 ‘베리 어 프렌드(Bury a friend)’로 무대를 시작한 빌리 아일리시는 80여분 간 23곡을 내리 불렀다. 초반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다가, 뒤로 갈수록 청아한 목소리 톤과 진한 감성이 돋보이는 곡을 여럿 선곡하는 등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관객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서 흔들고, 함께 박수 치고, 2층까지 모두 일어나 뛰며 떼창도 이어갔다.

빌리 아일리시가 오빠 피니어스 오코넬과 함께 선보인 듀엣 무대. 정호연 SNS 캡처

빌리 아일리시가 오빠 피니어스 오코넬과 함께 선보인 듀엣 무대. 정호연 SNS 캡처

빌리 아일리시는 친오빠이자 프로듀서, 작곡가인 피니어스 오코넬을 “내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내가 가치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고 소개한 뒤, 기타를 들고 나란히 앉아 듀엣 무대도 선보였다. ‘더 써티스(The 30th)’를 부르기 전 “이 곡은 지난주에 갑자기 떠올라서 이틀 전 공연에서 딱 한번 라이브로 불러본 곡”이라며 “잘 못 불러도 이해해 달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4년 전 같은 날, 한국 관객을 만났던 빌리 아일리시는 8월 15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4년 전 이날 한국에 왔었다. 너무 환상적인 경험이었는데 다시 불러줘서 고맙다”며 노래를 부르던 중 관객이 건넨 태극기를 어깨에 걸치고 노래하기도 했다. 2000석 규모 공연장에 선 지 4년 만에 10배 규모의 공연장을 가득 채운 그는 “내 평생 첫 스태디엄(경기장) 공연이다. 놀랍다. 여기 공간이 정말 크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팬들도 공연 3시간 전부터 공연장을 찾아 줄서고 사진을 찍으며 분위기를 달궜다. 김정연 기자

팬들도 공연 3시간 전부터 공연장을 찾아 줄서고 사진을 찍으며 분위기를 달궜다. 김정연 기자

그는 세계적 이슈인 기후 변화를 언급하는 등 사회적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올 더 굿 걸즈 고 투 헬(All the good girls go to hell)’을 부를 때 뒷 배경엔 산불, 대형 파도, ‘no nature no future(자연 없이는 미래도 없다)’ ‘stop coal now(석탄 연료를 당장 멈춰)’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청소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펼쳐졌다. 빌리 아일리시는 이 곡이 끝난 뒤 “우리의 행성인 지구와 접촉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콘서트 티켓 판매 수익 일부를 환경단체 리버브에 기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무대 위에 놓아뒀던 태극기를 다시 집어 들어 휘두르며 “정말로 사랑합니다, 서울! 여러분을 봐서 너무 기쁘고, 백만년이 지나도 잊지 않을 겁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를 했다. 앙코르 무대는 따로 없었다. 13일 필리핀 마닐라 공연을 끝내고 한국을 찾은 빌리 아일리시는 이날 서울 공연 이후 18일 말레이시아, 21일 싱가포르, 24일 태국, 26일 일본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BTS의 RM과 제이홉, 배우 정호연 등 국내 여러 스타들이 이날 공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