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간 이준석 “비대위, 절차적으로 잘못” 여당 “문제 없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17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법원은 이날 인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진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날 출석한 이 전 대표는 심문 개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절차적으로 잘못된 부분과 더불어 당내 민주주의가 훼손된 부분에 대해 말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어떻게 봤느냐는 물음에는 “당내 민주주의를 고민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불경스럽게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민생 안전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다”고 답변한 걸 비꼬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법정에선 이 전 대표 측과 “아무 문제가 없다”는 국민의힘 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먼저 지난 2일 최고위원회가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 소집 요구안’을 의결한 과정을 문제 삼았다. 그는 “직을 사퇴한 최고위원들(배현진·윤영석)이 다시 출석한 최고위의 결과는 의결정족수를 불충족하므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 변호인은 “페이스북이나 언론을 통해 사퇴를 선언해선 안 되고, 당에 팩스를 보내거나 전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당시 (두 사람의) 최고위원 지위가 유지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비대위를 두도록 한 국민의힘 당헌 96조도 쟁점이 됐다.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안정적인 당 운영과 비상상황의 해소를 위하여 비대위를 둘 수 있다’는 규정이다.


국민의힘 측은 당헌에 적힌 ‘등(等)’에 주목하며 “당헌은 ‘비상상황’을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가 기능을 상실한 경우뿐만 아니라 이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당 대표에 대한 6개월 당원권 정지는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당헌은 당 대표 궐위와 최고위 기능 상실 두 가지 경우만을 비상상황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심문 종료 뒤 취재진에게 “행정부가 입법부를 통제하려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삼권분립이 위기에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바로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