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거리두기' 안 한다, 프랑스는 입국 서류 폐지...한국은 언제?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가 퍼지면서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8월 첫째 주(8월 1~7일) 기준 세계 신규 확진자는 705만 명으로 전주보다 3.6% 증가했다. 반면, 사망자는 7.8% 감소했다. 전파력은 세지만, 중증도는 높지 않은 오미크론의 특성을 고려해 각국은 재유행 와중에도 코로나19 출구 전략을 짜고 있다. 영국은 일찌감치 대부분의 방역조치를 풀었고, 미국은 최근 2년 반 만에 거리두기 권고, 확진자 의무 격리 등을 해제했다. 일본에서는 신규 확진자 집계를 안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 2년 반 만에 ‘거리 두기’ 폐지…“방역 방향 대전환”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예방접종 현장에 6피트 간격을 유지하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예방접종 현장에 6피트 간격을 유지하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재유행이 한창인 미국과 일본 등은 방역 규제를 공격적으로 풀고 있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11일 새로운 코로나19 방침을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6피트(1.82m) 거리두기’를 더는 권고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거리두기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약 2년 반 동안 유지해 온 조치다. 또 밀접접촉을 했더라도 무증상이면 격리를 하지 않고, 학교 등에서 진행했던 일반인들의 정기적인 검사도 강조하지 않기로 했다. 접촉자 추적은 병원이나 요양원 등 고위험 집단으로 제한한다.  

이런 새로운 지침에 대해 미 CNN은 2020년 초 팬데믹 시작 국면부터 이어져 온 방역 방향을 완전히 전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레타 마세티 CDC 역학예방과장은 “현재 대유행 상황은 2년 전과는 매우 다르다”며 “백신 접종, 감염에 따른 높은 수준의 면역에 도달했고, 위중증·사망을 막을 여러 수단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이 바이러스와 함께 오래 살아가기 위해 실용적 접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확진자 전수파악 중단 검토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퇴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퇴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7차 대유행이 진행 중인 일본은 코로나19를 계절독감과 같은 5류 감염병으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코로나19는 위험도에 따른 감염병 5단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2류’로 분류돼 있다. 2류 감염병의 경우 의료기관과 보건소가 모든 환자를 찾아내 당국에 보고해야 하고, 밀접접촉자를 파악해 격리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보건소·병원은 이를 별도의 시스템에 입력해 당국에 보고하는데, 최근 재유행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확진자를 보고하는데 너무 많은 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5일 코로나19 대책 관계 각료 협의에서 모든 감염자를 보고하는 전수 파악 조치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보건소나 의료기관의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쿄도의사회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 수용 현황에 대해 점점 한계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11일 일본에서는 사상 최대로 25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오키나와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병상 사용률이 100%를 넘어 환자들이 입원을 못 하게 됐다. 일본 의료계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방역 조치로 인해 의료기관 부담이 심각하다는 의견을 최근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신규 확진자 수를 매일 집계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2020년부터 해오던 코로나19 일일 보고를 지난 1일 중단하고, 확진자 수를 주 단위로 집계해 발표하기로 했다. 남아공 보건부는 코로나19의 심각성과 전염성이 감소하고 확진자 수도 줄어들었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프랑스, 코로나19 서류 제출 안해도 입국 가능

재유행이 오기도 전에 코로나19 관련 방역 규제를 이미 푼 나라들도 있다. 영국은 지난 2월 ‘코로나와 공존’을 선언하며 확진자 자가 격리, 무료 진단 검사 등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대부분 풀었다. 규제 해제 이후 여러 차례 확진자 증감을 반복하던 영국은 최근 BA.5 변이가 우세종화된 이후 4주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했다. 사망자 수도 2주 연속 감소세다.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규제가 이미 풀린 프랑스에서는 지난 10일부터 자국 입국 시 코로나19 관련 제출 서류를 전면 폐지하는 등 입국 완화에 나섰다. 입국할 때 요구했던 백신 접종 증명서, 음성 확인서 등의 서류를 낼 필요가 없어졌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입국 1일 차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규정도 사라진 상태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확진자 집계, 의료 대응 위해 필요”…“입국 완화, 검토 안 해”

정부는 지난 1월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전체 확진자에 대한 역학·추적 조사를 없애고, 고위험군 보호를 통해 위중증·사망 최소화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적 모임 금지나 영업제한, 밀접접촉자 격리, 실외마스크 착용 등의 조치는 없어졌지만, 확진자 격리 의무와 실내 마스크 착용, 입국시 전ㅅ수조사 등의 조치는 유지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지난 12일 “불필요한 방역 논쟁과 불안을 줄이기 위해 확진자 발표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들고 있고, 매년 있는 인플루엔자나 감기처럼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면서 코로나19를 2급 법정감염병에 준하는 관리체계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 4월 25일 코로나19를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했다. 2급 감염병은 1급과 달리 '확진자 7일 격리 의무'와 '의료기관의 환자 즉시 신고 의무'가 사라지지만, 방역 당국은 ’질병관리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으로 지정해 치료 및 격리 의무는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매일 확진자 수를 집계하는 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쌓아온 통계와 자료에 맞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함”이라면서 “재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체계나 병상 등 대비를 하려면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행 코로나19 국내 방역 조치가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실내마스크 착용 정도인데 한동안은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를 찾은 해외입국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를 찾은 해외입국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관광업계 등 일부에서는 현행 입국 검역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을 제시한다. 현재 해외여행을 다녀오려면 최소 총 2번의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입국 전 48시간 이내 PCR' 또는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확인서를 받아야 비행기 탑승이 가능하고, 입국 후에는 입국 당일이나 입국 1일 차에 공항이나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입국 완화를 따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최근 해외 유입 사례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대로 발생하고 있고, BA.2.75 등 변이 유입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