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김앤장 출신도 '픽'했다…영화 가성비 뛰어넘는 韓콘텐트 [팩플]

NPX캐피탈은 웹툰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가종현 테라핀 스튜디오 COO, 사무엘 황 NPX캐피탈 대표, 김도영 NPX캐피탈 CLO(왼쪽부터)가 지난달 21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NPX캐피탈은 웹툰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가종현 테라핀 스튜디오 COO, 사무엘 황 NPX캐피탈 대표, 김도영 NPX캐피탈 CLO(왼쪽부터)가 지난달 21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NPX캐피탈은 중국에서 에듀테크 스타트업(뉴 패스웨이 에듀케이션)을 성공시킨 사무엘 황(39)이 2016년 설립한 대체투자 운용사다. 더핑크퐁컴퍼니, 뤼이드, 매스프레소 등 유망 스타트업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투자해 국내 벤처투자(VC) 업계에도 이름을 알렸다. 그간 조용한 조력자 역할에 집중했던 NPX캐피탈이 최근 웹툰 산업에서 ‘플레이어’로 방향을 빠르게 전환 중이다. 지난해 총 654억 원을 투자해 웹툰 제작사 코핀 커뮤니케이션즈를 인수했고 이 회사를 미국 회사(테라핀 스튜디오)로 전환시켰다. 테라핀 스튜디오는 최근 2020억원을 들여 웹툰 플랫폼 투믹스를 인수했다.

 
회사 뿐만 아니라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던 기업법 전문가 김도영(54) 변호사와 IT·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가종현(55) 전 YG엔터테인먼트 최고혁신책임자(CIO)를 NPX캐피탈 시니어 파트너로 영입한 것. 김도영 변호사는 NPX캐피탈의 CLO(최고법무책임자)를, 가종현 전 CIO는 테라핀스튜디오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팩플팀은 지난달 21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본사에서 사무엘 황 대표, 김도영 CLO, 가종현 COO를 만났다.

 

"우린 코리아 투 글로벌"

최근 NPX캐피탈은 웹툰 제작사를 인수하고 경영에도 적극 관여한다. 왜 플레이어로 직접 나섰나.
사무엘 황 "다른 사모펀드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차별화된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 고민하던 차에 빈 공간이 보였다. 그간 해외 자본이나 국내 자본을 유치해 한국에서 성공한 경우는 많았다. 하지만 국내 자본으로 키운 스타트업이 글로벌에서 성공해 글로벌 자본을 한국으로 끌어들인 회사는 드물었다. 그래서 우리의 방향을 ‘코리아 투 글로벌’(Korea to Global)로 잡았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 증명했듯이 콘텐트 시장서 한국은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 그중에서도 현재 성장 기회가 가장 많은 단계에 와 있는 웹툰 산업을 깊이 파기로 했다."
 

웹툰 사업에 변호사와 IT·엔터테인먼트 전문가가 합류한 이유는.
김도영 CLO "김앤장에 있을 때 NPX캐피탈이 인수한 코핀커뮤니케이션즈를 미국 회사인 테라핀 스튜디오로 전환하는 일을 담당했다. 그러다 황 대표가 한국 문화를 글로벌로 갖고 나가는 프로젝트를 함께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 매력적이라 생각해 합류하게 됐다. 25년간 김앤장에서 일하며 기업자문, 분쟁 처리를 수도 없이 많이 했는데 이젠 회사로 가서 직접 일해보고 싶었다."
 


가종현 COO "김 CLO와는 고교 동창 사이다. 김앤장에 평생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친구가 갑자기 이직하겠다고 하니 나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 NPX캐피탈이 YG엔터테인먼트와도 협업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 한국에서 키운 사업 DNA로 글로벌 시장에 나가 제대로 경쟁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공감해 합류하게 됐다."
NPX의 포트폴리오 회사인 테라핀스튜디오는 최근 2020억원을 들여 글로벌 웹툰 플랫폼 투믹스를 인수했다. [사진 투믹스 홈페이지]

NPX의 포트폴리오 회사인 테라핀스튜디오는 최근 2020억원을 들여 글로벌 웹툰 플랫폼 투믹스를 인수했다. [사진 투믹스 홈페이지]

 

NPX캐피탈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가종현 COO "웹툰으로 흥행력이 검증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를 드라마·영화 등 다른 미디어로 확장하려 한다. 영화나 드라마는 제작에 돈과 시간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리의 모델은 작가의 아이디어를 먼저 웹툰으로 스토리화한 뒤, 시장에서 이 IP의 성공 가능성을 검증해보는 방식이다. 이렇게 검증을 거친 IP로 영화·드라마를 만들면 비용과 제작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다른 사업적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수익은 늘리고 비용을 줄이는 게 돈 버는 길 아니겠나. 한마디로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 방식으로 접근하려 한다."
 

김도영 CLO "모든 콘텐트 기반은 이야기다. 그런데 산업적으로는, 작가 머리속에만 있던 아이디어를 실제 시장에서 검증해 ‘통하는 이야기’가 뭔지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인기 콘텐트를 장편화하고, 드라마·영화·게임으로 차차 진화시켜 생태계를 만들려 한다."
 

사무엘 황 "웹툰은 다른 콘텐트에 비해 제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에피소드 10개짜리 IP를 만드는데 5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이 든다.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IP 검증이 가능하다."  
 

작가 머릿속 아이디어, 웹툰으로 검증  

웹툰 분야 1,2위인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가종현 COO "우리는 오리지널 IP를 활용해 영화·드라마 등을 직접 제작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는 모델이다. 코핀커뮤니케이션즈 직원 350명 중 300명이 웹툰 제작 인력이다. 즉 여기서 만든 IP는 우리 IP다. 웹툰 제작사가 플랫폼으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는 대신 IP에 대한 권리도 전부 플랫폼에 넘겨야하는 대형 OTT 모델과는 다르다. 우리 IP로, 우리 자본을 들여 영화나 드라마를 찍고, 방영권만 (플랫폼에) 넘기는 모델이라 수익을 계속 창출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플랫폼에 방점을 찍는 현재 웹툰 플랫폼들과는 결이 다르다. 수익을 내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영상은 누가 제작하는건가.  
김도영 CLO "코핀커뮤니케이션즈가 최근 드라마제작사 아이윌 미디어를 인수했다. KBS에서 방영 중인 일일드라마 ‘황금가면’ 제작사다. 현재 미국에서 IP 관련 제작사 인수도 추진 중이다. 영상 제작 역량을 키우고 있다."
 

NPX캐피탈은 웹툰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가종현 테라핀 스튜디오 COO, 사무엘 황 NPX캐피탈 대표, 김도영 NPX캐피탈 CLO(왼쪽부터)가 지난달 21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NPX캐피탈은 웹툰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가종현 테라핀 스튜디오 COO, 사무엘 황 NPX캐피탈 대표, 김도영 NPX캐피탈 CLO(왼쪽부터)가 지난달 21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코핀커뮤니케이션즈는 왜 미국 회사로 전환했나.  
사무엘 황 "한국에서 사업하더라도 미국 회사가 되면 유리한 점이 많다. 특히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한 디스카운트 없이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래서 한국 스타트업을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시키되, 향후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구조를 짰다."   
 

김도영 CLO "한국 IP로 글로벌 시장에 접근하려면 미국 회사가 되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또 미국 미디어·콘텐트 시장의 중심인 할리우드 접근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앞으로 계획은.
사무엘 황 "내년에 미국 나스닥에서 스팩(SPAC·기업 인수목적 회사) 합병을 통해 상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당연히 이게 최종 목표는 아니다. 나스닥 상장은 다음 그림을 그리기 위한 중간 과정일 뿐이다. 한국 IP를 글로벌로 키운다는 구상은 나스닥 상장 이후 본격화 할 것이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