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전이 끝난 뒤 타격 연습을 하는 이창진(왼쪽부터), 최희섭 코치, 이범호 코치, 황대인. 광주=김효경 기자
17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가 끝난 야심한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네 명의 남자는 야구장을 떠나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 이창진(31)과 황대인(26), 그리고 최희섭, 이범호 타격코치였다. 최근 주춤한 두 타자의 특타 훈련을 위해서였다.
연습복 차림의 황대인이 먼저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무더위가 한 풀 꺾인 밤이라 훈련환경은 나쁘지 않았다. 전날 선발등판을 앞둔 양현종이 멀찍이서 셰도우 피칭을 하는 가운데 배팅볼을 힘껏 때렸다. 이범호 코치가 중간중간 스윙과 밸런스에 대해 조언했다.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전이 끝난 뒤 타격 연습을 하는 최희섭 코치, 황대인, 이범호 코치. 사진 KIA 타이거즈
잠시 쉬는 사이 이번엔 이창진이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섰다. 옆에서 지켜보던 최희섭 코치가 배팅 케이지로 갔다. 휴식하는 사이 황대인과 이범호 코치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창진의 연습이 끝나자 다시 교대. 코치들도 자리를 바꿨다. 이렇게 네 명의 남자는 30분간 특타 훈련을 함께 했다. 황대인은 막판 세 차례 연속 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려보내기도 했다.
황대인은 KIA 타선의 핵심이다. 지난해부터 KIA 주전 1루수를 꿰찼다. 지난해(13개)에 이어 올해도 1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하지만 8월 들어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월간 타율은 0.135. 7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6경기 연속 홈런 맛을 보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 황대인. 연합뉴스
풀타임 첫 시즌을 맞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고비. 답답해진 황대인은 코치들에게 특타 훈련을요청했다. 두 사람은 흔쾌히 수락했고, 이창진도 이에 합류했다.

KIA 외야수 이창진. 사진 KIA 타이거즈
김종국 KIA 감독은 18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원래 실내에서 치는데, 밖에서 치는 건 느낌이 다르다. 대인이와 창진이가 밖에서 치고 싶었던 것 같다. 선수들이 알아서 하는 거라 금방 좋아질 거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둘의 반등이 간절한 KIA, 그리고 누구보다 최선을 다 하고 싶은 선수와 타격코치들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여름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