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치킨'때 난리였는데…치킨집들 '당당치킨'엔 뜻밖 반응, 왜

말복이던 지난 15일 홈플러스 한 매장에서 '당당치킨'을 사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말복이던 지난 15일 홈플러스 한 매장에서 '당당치킨'을 사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인천 간석동에 사는 김나연(28)씨는 지난 15일 집 근처 홈플러스 매장에서 ‘대기’를 했다. 이날 말복을 맞아 후라이드 ‘당당치킨’ 한 마리를 5990원에 파는 행사에서다. 선착순으로 5000마리 한정 판매라 다른 손님들과 함께 줄을 서서 판매를 기다렸다. 

김씨는 “최근 물가가 치솟아 외식하기가 겁난다”며 “치킨을 사기 위해 꽤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장보기 부담을 덜어주는 상품이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날 5000마리는 채 5분도 안 돼 완판됐다. 

프랜차이즈 대응, 과거와 다른 까닭은 

18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은 38만 마리를 넘었다. 평소엔 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6990원에 파는데, 의무 휴업일 등을 제외하면 ‘1분에 5마리씩 팔린다’는 말도 나왔다.

지난 15일 진행한 '당당치킨' 행사 안내문. [사진 홈플러스]

지난 15일 진행한 '당당치킨' 행사 안내문. [사진 홈플러스]

 
이같은 인기를 의식해서인지 이마트도 이날부터 24일까지 후라이드치킨 한 마리를 598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준비된 물량은 6만 마리다. 지난달부터 9980원짜리 ‘5분 치킨’을 판매하고 있었으나 판매량이나 인지도에서 당당치킨에 밀리자 가격을 4000원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4일부터 2주일간 가격을 3000원 낮춰 6980원에 판매하기도 했으나, 이번에는 아예 당당치킨보다 가격을 더 저렴하게 책정했다. 후라이드치킨은 점포당 하루 50~100마리씩 오후에 두 차례에 걸쳐 판매하고 인당 한 마리만 살 수 있게 했다.


이마트 후라이드 치킨. [사진 이마트]

이마트 후라이드 치킨. [사진 이마트]

 
앞서 롯데마트도 1.5마리 분량 ‘한통 치킨’을 11~17일 반값인 88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최근 물가 급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형마트가 앞다퉈 저가 치킨을 내놓고, 소비자들이 호응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치킨값이 오른 데 대한 반발 여론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과거와 달리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9년 롯데마트가 마리당 5000원에 파는 치킨을 내놓았을 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이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할인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2010년에도 ‘5000원짜리 통큰치킨’이 나왔다가 “동네 치킨집이 문닫을 지경”이라는 비판에 일주일 만에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롯데마트가 2019년 내놓았던 통큰치킨. 중앙포토

롯데마트가 2019년 내놓았던 통큰치킨. 중앙포토

 
이번에도 온라인에선 일부 프랜차이즈 점주 등이 참여해 2만원대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교해 원가, 본사 영업이익률, 미끼 상품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당당치킨 판매 기간에 오히려 매출 20% 상승”

그러나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반응은 덤덤한 편이다. 우선 당당치킨으로 눈에 보이는 매출 타격을 받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당당치킨 판매 기간에 오히려 매출이 20% 상승했다”며 “당당치킨으로 타격을 받는 건 길거리 등에서 파는 저가 치킨일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진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 업체는 자체 검토해본 결과 당당치킨의 마진은 1000원 안팎일 거라는 계산이 나왔다고 한다.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 수수료, 플랫폼 중개 수수료 등을 빼야 가능한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사용하는 닭의 크기가 다르고, 식용유·튀김기름 등 부재료 차이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도 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마다 물류·구매 시스템 등이 달라 수익이 과도하다는 것은 일부의 얘기”라고 주장했다.

실제 치킨 가격은 ‘육계 농가 생계 가격’, ‘가공업체 도계 가격’, ‘프랜차이즈 본사 계약 가격’, ‘가맹점 생닭 납품 가격’, 밀가루·식용유·소스 등 각종 재료비 등으로 구성된다. 치킨무·음료·박스·포장봉투, 배당 중개 수수료, 배달(대행) 비용, 부가가치세, 임대료·인건비·카드수수류·개별광고비 등 운영비 및 가맹점 마진도 포함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무엇보다 당당치킨과 비교해 맛과 품질 차이가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와 더 맛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차이가 분명하니 당당치킨의 인기는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마트에 치킨이 있었는데 최근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쌓이면서 더 주목받는 듯하다”며 “마트 치킨은 종류가 한정돼 있는데 우리는 종류도 많은 만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업체들은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진 것으로 이해한다”고 입을 모았다.

“본사, 가맹점과 가격 조정 노력해야” 

그러나 프랜차이즈 가맹 점주들은 프랜차이즈 치킨값이 비싸다는 주변 인식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프랜차이즈 가맹 점주 같은 골목 상권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비싼 치킨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요즘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현재 프랜차이즈 본사가 당당치킨 논란에서 뒤로 물러서 있는데 가맹점과 관계에서 가격을 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