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 안토니오 파타스 교수. 사진=인시아드
파타스 교수는 Fed의 고강도 긴축에도 고용 상황이 너무 뜨거워 물가가 ‘기대한 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말에 현재 경기 상황의 특수성을 지적했다.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미국 경기 사이클 자체가 아주 독특하다. Fed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고 있는 와중에 노동시장은 아주 뜨거워 보인다. 그렇다고 과열됐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과거 미국 노동시장이 뜨거웠던 시절과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美 고용시장은 여전히 팬데믹 앓이
심지어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에도 매달 늘어난 일자리는 20만 개를 웃돌았다. 새 일자리 창출이 20만 개 이하로 떨어져야 경기둔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 취업자수
파타스 교수가 말한 ‘내부의 변화’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용시장 내에 불고 있는 ‘줄 사표(Great Resignation)’다. 그는 이렇게 진단한다.
적은 임금을 받는 산업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식당이나 레저 산업 등 저임금에 기대 성장해온 분야다. 이곳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좀 더 성취감을 주는 직업을 갖기 위해 사표를 쓰고 있다. 이런 변화가 임금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외식비나 여행 경비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분야 경영자는 저임금보다는 생산성을 높여 가격을 낮추는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수밖에 없다.
한편에선 노동 시장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벌어지고 있으니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파타스 교수는 “사람들이 어떤 현상이 나타나면 ‘구조적인 변화다’라고 과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계했다.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단기적인 현상으로 봅니다.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단기 현상이었다.
파타스 교수는 그 근거로 ‘특이한 경기 회복’을 제시했다. 미 경제는 2020년 2~4월까지 아주 짧은 침체를 겪었다. 역사상 가장 짧은 침체 가운데 하나였다. 그리고 아주 빠르게 회복했다. 파타스 교수는 “경제가 팬데믹으로 생긴 계곡(침체)이 아니라 (폭이 좁은) 구멍에서 아주 빠르게 빠져나왔다”고 표현했다. 여기에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겹쳤다. ‘아주 빠른 회복’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새에 공급이 막힌 형국이란 얘기다.
특이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Fed 등 중앙은행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고 비판하고 지적한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만능이 아니다. 현재 미 경제는 Fed의 금리인상으로 냉각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强달러는 미 경제에도 좋지 않아!"
인터뷰가 어느 정도 진행되자 화제가 자연스럽게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미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달러가 초강세다. 8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았다. Fed가 앞으로 0.75~1%포인트씩 인상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 가치가 더욱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자본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타스 교수는 “강달러 때문에 자본이 유럽과 일본, 한국 등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강달러가 미 실물경제에 좋지만은 않다. 활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미 경제의 둔화가 더 심해지면 수익을 좇는 돈이 미국으로 계속 이동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힘줘 이렇게 말했다.
한국 같은 나라가 자본 도피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한국은 막대한 외환 보유액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