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가박물관에 전시된 한국고대역사연표. 발해와 고구려 부분이 빠져있다. 신경진 기자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고구려와 발해 내용을 빼 논란이 된 한국사 연표를 철거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언론 보도를 통해 연표 문제가 알려진 지 이틀 만이다.
15일 외교부는 “중국 국가박물관으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 게시된 한국사 연표를 우선 철거하는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외교경로를 통해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이 양국관계 및 우리국민의 대중국 인식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사안임을 고려, 각급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즉각적인 시정조치 및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외교부는 “중국 측은 이번 건이 어떠한 의도에 의해 추진된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필요한 조치를 통한 문제의 복잡화 방지 등 ‘역사문제 관련 2004년 한중 간 공동인식’에 대한 외교부 등 중국 정부의 존중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음을 거듭 재확인하였다”고 했다.
한중 외교당국은 추후 유사 사례 방지와 이번 사안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양국 중립박물간 간 소통을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앞으로 동건 관련 진전 동향을 계속 주시하는 한편 재외공관 등을 통한 역사문제 관련 모니터링 및 국내 유관부문과의 긴밀한 공조 하 대응 등 관련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국립중앙박물관도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항의 서한을 중국 측에 보냈다”며 “오늘 오후 중국 측으로부터 한국사 연표 전체를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이날 오전 중국 측이 한국사 연표 부분을 즉각 시정하지 않을 경우 한국 측 전시실에 대한 전시 관람 중단을 요구하고 전시품을 조기에 철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 측은 이날 중으로 해당 연표를 철거하겠다는 메일도 담당자 명의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박물관은 “중국 측은 향후 (한국과 중국의) 양 박물관이 계속해서 우호적으로 협력하고 소통을 강화해 한중 양국의 우익 증진을 위해 협력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중일 공동 특별전을 했으나,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 부분을 빼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