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두 달 연속 하락…그래도 불안하다, 문제는 원화값

지난달 수입물가가 전달보다 떨어졌다. 두 달 연속 하락이다. 물가 상승 압력도 줄어들 전망이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한 안도다. 여전히 1년 전보다는 20% 이상 오르는 등 높은 수입물가가 지속하는 데다, 최근 큰 폭의 원화가치 하락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8월 수출입물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0.9% 하락했다.12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8월 수출입물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0.9% 하락했다.12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8월 수출입물가’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0.9% 하락했다. 지난 7월(-2.5%)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이다. 1년 전보다는 22.9%가 올랐다. 다만 상승률은 5월(36.5%)을 기록한 뒤 매달 둔화하고 있다.  

수입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건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크다.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7월 배럴당 103.14달러에서 8월 96.63달러로 6.3% 하락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39% 오른 수준이다. 원유 가격이 내려가며 광산품 가격은 전달보다 2.2% 내렸고,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은 5.8% 하락했다. 다만 농림수산품 가격은 전달보다 0.9%가 올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수입물가가 떨어지며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 압력도 다소 줄어들게 됐다. 수입물가는 국내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영향을 주고, 이는 시차를 두고 다시 CPI에 반영된다.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낸 보고서 따르면 올해 상반기 PPI 상승률(평균 9.3%) 중 수입물가의 기여도는 81.8%에 달했다.  

 
다만 수입물가 하락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부담은 연일 최저점을 이어가는 원화값이다. 지난달에도 원화가치가 떨어지며 수입물가 하락 폭을 줄였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수입할 때 원화기준으로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원화값은 지난 7월 달러당 1307.4원에서 지난달 달러당 1318.44원으로 0.8% 하락(환율 상승)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수입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국제유가도 겨울철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대체 수요가 원유로 몰릴 수 있어서다.   

한편 지난달 수출물가도 석탄 및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등이 내리며 전달보다 0.9% 하락했다. 석유 및 석탄제품 등을 포함한 공산품 가격이 0.9% 떨어진 영향이다. 1년 전보다는 13.4%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전달보다 4.1% 하락했고, 화학제품이 2.2% 내렸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1년 전보다 16.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