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감사원 무례한 짓” 여야 대치 격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 ‘결사옹위’에 나설 태세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이라고 성역이 있을 수 없다”며 감사원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여야의 강대강 대치 정국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9월 30일 문 전 대통령에게 감사원 서면조사 관련한 보고를 드렸다”며 “문 전 대통령은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가 대단히 무례한 짓이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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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 비서실에 전화로 서면조사 요청을 했다. 이에 비서실은 질문서 수령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감사원은 다시 서면조사에 응하라는 내용의 e메일을 비서실에 발송했고, 비서실은 지난달 30일 “반송의 의미로, 보내신 분에게 다시 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을 적어 e메일을 보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민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야당을 탄압하고 전 정부에 정치보복을 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국민 앞에서 겸허해지시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은 감사원의 칼끝을 전임 대통령에게 겨눠서 정치권을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겠다는 심산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족 “질문지 보낸 게 왜 무례냐” 감사원 “노태우·김영삼은 답했다”


대책위는 최재해 감사원장, 유병호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감사원 특별감사 시 국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감사원법 개정안도 추진한다.

감사원이 보내려 한 질문서에는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문 전 대통령 보고 경위 및 이후 지시 내용 등에 대한 물음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 지난달 28일 감사원장 결재를 받아 질문서를 작성했고 전달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었다”고 했다. 감사원은 또 과거 노태우·김영삼(YS)·이명박(MB)·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 관련 질문지를 전달했고, 노 전 대통령과 YS로부터 답변을 받아 감사 결과에 활용한 사실(MB, 박 전 대통령은 답변 거부)도 공개했다.

여당은 ‘성역 없는 감사’를 앞세워 문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를 퍼부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퇴임 대통령에게 감사원에서 서면 질의서를 보내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며 “어쨌든 겸허한 마음으로 대응을 해주시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서면조사를 거부하고 그것도 모자라 ‘무례한 짓’이라고 화를 내는 문 전 대통령의 태도는 자신이 말한 ‘법 앞의 평등’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때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모든 국정에 대해 책임의 정점에 있었던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서면조사조차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유가족과 국민에 대한 대단히 무례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북한에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부인 권모씨는 중앙일보에 “소환조사를 요구한 것도 아니고 질문지 보낸 것인데 그게 왜 무례한 짓이냐. 왜 정치보복이냐”며 “정치보복이란 주장은 유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2차 가해”라고 말했다.

이대준씨 형 이래진씨는 민주당을 향해 “정치보복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가. 대국민 사기극을 그만하라”고 했다. 그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을 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추가 고발하겠다고 했다. 유족 측은 오는 6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