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에 너무 달랐던 NHK와 KBS…與 "재난주관사 맞나"

KBS 사옥

KBS 사옥

 
북한이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며 도발한 4일 한국과 일본 공영방송의 대응이 큰 차이를 보였다. 일본의 공영방송 NHK가 장시간의 특보를 편성해 집중 대응한 반면, 한국의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는 4분여의 특보를 편성하는 데 그쳤다. 

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23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으로 IRBM 1발을 발사했다. IRBM은 미국의 분류 기준상 사거리 3000∼5500km의 탄도미사일로 올해 1월 30일 이후 247일, 약 8개월 만에 발사된 것이다. 지난달 25일 이후 네 번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에 이어 도발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에 따르면 공영방송인 KBS1TV는 이날 오전 3차례(▶뉴스광장 ▶뉴스특보 ▶KBS뉴스)에 걸쳐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내보내는 데 그쳤다. 예정된 방송 시간 외 별도로 긴급 편성된 프로그램은 오전 8시 22분부터 4분 39초간 방영된 ‘뉴스 특보’뿐이었다. 뉴스광장과 KBS뉴스는 평일 오전 7시와 9시 30분에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이다. 

보도 내용도 합참의 발표 내용을 반복하거나 미사일이 영공을 통과한 일본의 대응을 알리는 데 그쳤다. KBS2TV는 특보 없이 오전 9시 ‘뉴스타임’에서 3분 58초 동안 두 건의 리포트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아침 교양프로(KBS1)나 드라마(KBS2)가 평소처럼 방송됐다. 

옆 나라 일본 공영방송의 대응은 180도 달랐다. NHK는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마츠노 히로카즈(松野博一)관방장관의 긴급회견과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 방위상의 기자회견을 생방송으로 연결해 반복적으로 노출했고, 열도 최북단인 홋카이도와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 현 지역 주민에게 대피 경보를 반복해 알렸다. “건물 안에 있거나 지하로 대피하라”거나 “수상한 물건을 발견한 경우엔 접근하지 말고 경찰이나 소방 등에 연락하라”는 안내 멘트도 방송됐다. 또 북한 미사일 종류에 대한 각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특보가 미사일 발사 직후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 계속 이어졌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것은 2017년 9월 15일 홋카이도 상공을 넘은 ‘화성12’ 후 5년만이다. 이런 일본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한국 공영방송의 대응은 NHK와 너무 비교된다는 주장이 이날 여당에서 나왔다. 박성중 의원은 “북한 미사일이 서울에 떨어지면 수많은 인명피해가 날 것이 자명한데,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잦다는 이유로 긴급 방송을 미루고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에 경계심이 무뎌진 이유도 있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KBS의 재난방송과 관련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7명의 사상자가 나왔던 2020년 7월 부산 지역 폭우 당시 음악 프로그램 방송을 내보내는 바람에 청원게시판엔 “수신료의 가치를 전혀 못 하고 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2019년 4월 강원 산불 당시에도 산림청이 3단계 발령 이후 1시간쯤 지난 뒤에야 특보를 내보내는가 하면, 특보를 10분 남짓 방송한 후엔 정규 편성 프로그램이었던 ‘오늘 밤 김제동’을 내보내기도 했다. 2016년 경주 지진 때는 9월12일 오후 7시 44분 규모 5.1의 1차 지진에 이어 8시 32분 규모 5.8의 본진(本震)이 닥쳤지만 ‘우리말 겨루기(KBS1)’와 드라마 ‘별난 가족(KBS2)’을 방송했다. 다만 이런 논란에 KBS는 “재난 전문 채널을 운영하려면 인력 충원과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와 관련해 KBS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IRBM 발사는 대한민국과 주변국에 대한 군사적 도발이자 위협이기는 하지만 일본과 달리 대한민국 영토와 영공을 향해 발사한 것이 아니다”며 “대한민국 영토·영공·영해를 침범해 경보방송을 해야 하는 수준의 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IRBM 발사는 방송통신발전법 등이 정한 재난·비상사태 방송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