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보조수단"이라더니..의원 11곳선 진료 90% 이상 비대면으로

대한의사협회가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의 보완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정작 의원급에선 절반 이상의 진료를 비대면으로 하는 곳이 최근 1년새 7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90% 이상이 비대면 진료로 이뤄져 사실상 비대면 진료 전문 의원처럼 운영되는 곳도 11군데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중앙포토.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를 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9464개소에서 올해 5월 기준 1만8970곳으로 2배 정도 증가했다. 비대면 진료 건수로 보면 이 기간 96만건에서 1083만건으로 11배 급증했다. 비대면 진료율(총 진료건수 대비 비대면 진료건수)은 0.17%에서 3.66%로 급속하게 올랐다. 

최혜영 의원은 “2022년의 경우 불과 5개월 만의 진료실적이란 점을 고려하면 올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2022년 기준 비대면 진료를 하는 의원급 의료기관 상당수(77.2%)는 비대면 진료비율이 10% 미만이었다. 그러나 비대면 진료율이 절반 넘는 곳이 2020년 1개소에서 2021년 11개소로 늘더니 올해는 78개소까지 불었다. 

비대면진료율 90% 이상인 11곳의 의료기관. 자료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비대면진료율 90% 이상인 11곳의 의료기관. 자료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비대면 진료율이 90% 이상인 곳도 11개나 됐다. 서울시 강남구 A 의료기관은 총 진료건수 3152건 중 비대면 진료가 3148건이나 돼(비대면 진료비율 99.87%) 사실상 비대면 진료만 표방했다. 서울시 서초구 B 의원도 총 진료 2만2637건 중 2만2408건(98.99%)을 비대면으로 진료했다. 상위 3곳은 모두 일반의로 신고됐지만 피부과 진료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비대면 진료 전문처럼 운영되는 곳은 서울시에 9곳(강남 4곳, 서초 4곳, 영등포 1곳) 있었다. 이외 광주 서구와 전주 완산구에도 1곳씩 소재했다. 

현행법상 원격 의료는 의사 간 협진에 한해서만 허용한다. 그러나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2월부터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고, 그해 12월 감염병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윤석열 정부는 비대면 진료를 대면 진료의 보조수단으로 규정해 초진이 아닌, 반복 진료가 필요한 일부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법제화하는 걸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면 진료를 병행하지 않은 채 비대면으로만 진료하는 건 진료거부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의협은 무조건적인 반대 입장을 접고 최근 전향적으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신중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를 대신할 수 없으며,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혀왔다.

최혜영 의원은 “대한의사협회의 주장과 같이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비대면 진료는 보조수단으로 제한적으로 활용되어야 하지만,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은 반대로 대면보다는 비대면 위주로 진료하고 있었다”라며 “대한의사협회 주장을 일부 회원 스스로가 부정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는 의사의 정확한 진료가 기본”이라며“보건복지부는 의사의 정확한 진료를 위해 비대면 진료율을 정하는 등 과도하게 비대면 진료율이 높은 의료기관을 막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