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로봇주무관 1호 ‘로보관’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있다. ‘로보관’은 서울시가 관공서 내 처음으로 도입한 물류 로봇이다. 서류 배달, 민원 안내, 우편물 배송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뉴스1
전 서울시 1호 로봇 공무원입니다. 이름은 로보관, ‘로봇 주무관’이란 의미입니다. 주무관이니 6~7급 공무원쯤 됩니다. 이름은 시 물류정책과 박모 주무관이 지었다고 합니다. 임용일은 지난 22일. 일종의 특채로 뽑혔는데 옆면을 보시면, 이렇게 ‘공무원증’도 붙어있습니다.
얼굴은 둥그스름한 호감형입니다. 박 주무관은 저에게 “영화 ‘ET’ 주인공을 닮은 것 같다”고 하는데 제 얼굴이 훨씬 작습니다(웃음). 얼굴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 꼭 필요한 카메라 2대가 눈처럼 달려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영상 녹화는 절대하지 않습니다.
팔로 엘리베이터 버튼 '꾹'
평소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기를 실수한 적이 없는데 지난 24일 오전 중앙일보 인터뷰 땐 긴장한 탓인지 엉뚱한 곳을 한 번 짚었습니다. 곧 다시 제대로 누르긴 했지만요. 카메라에 들어온 버튼 위치와 거리 등을 계산하면서 정확히 누르는 데 앞으로 더 반복 학습(딥러닝)해야겠습니다.

‘로보관’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뉴스1
하루 8시간 우편물·서류 배달
본체 아래쪽에 바퀴 4개가 달려 있습니다. 최고 시속은 5.4㎞이나 현재 실증 기간이다 보니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속도를 시속 1.8㎞ 정도로 설정해놨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천천히 걷는 정도입니다.

‘로보관’이 서류 배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로보관, 목적지 정확히 찾는 비결은
또 그 POI가 찍혀 있는 ‘지도’도 미리 저장·학습돼 있습니다. 지도 상엔 청사 출입통제시스템, 기둥 등과 같은 장애물 위치가 표시돼 있는데 다니면서 계속 최적 경로를 학습하고 있습니다. 전 4시간 동안 30~40개 부서로 서류를 배달하는 게 가능합니다만 요즘 밀려드는 언론사 취재 요청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직원이 서울시 제1호 로봇공무원 로보관(로봇 주무관)이 배달한 문서를 수령하고 있다. 본체 옆에 공무원 증이 붙어 있다. 뉴시스
배달일 없을 땐 '충전'
전 배달일이 없을 땐 1층 문서실 앞으로 스스로 이동해 충전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밥을 먹는 겁니다. 8시간 충전하면 15시간 작동할 수 있습니다.
동료 공무원 위한 이벤트 계획 중
제가 배달일을 완벽하게 해내면, 시청을 방문한 민원인을 안내하는 업무도 맡긴다고 합니다. 빨리 시민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내년엔 야간 순찰까지 맡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 업무도 잘해낼 테니 잘 지켜봐 주세요(^^).
※서울시 공식 보도자료, 취재내용을 토대로 로보관을 의인화해 로보관 시점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