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틸레만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서울서 브람스 교향곡 완주

28·30일 서울에서 첫 내한공연하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사진 마스트미디어

28·30일 서울에서 첫 내한공연하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사진 마스트미디어

 
450년 역사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Staatskapelle Berlin)가 첫 내한공연한다. 28일(7시 30분 롯데콘서트홀) 브람스 교향곡 1번과 2번, 30일(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역시 브람스 교향곡 3번과 4번을 연주한다. 브람스 교향곡 전곡 연주다. 

구동독 지역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1570년 궁정악단으로 창단, 멘델스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푸르트뱅글러・카라얀 등이 지휘했다. 독일 분단 기간에는 동독 시민들의 자긍심과 자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단원 한 명 한 명에게 오랜 시간을 거쳐 전해 내려온 음악적 표현을 느낄 수 있는 전통의 악단이다. 1992년부터는 다니엘 바렌보임(80)이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일관성 있는 앙상블을 만들었다. 바렌보임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2018년 브람스 교향곡 전곡 음반(DG)을 발매했다. 베를린 피에르 불레즈 홀에서 녹음해 고전적이고도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원래 음악감독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번 내한공연에서 지휘봉을 잡기로 했었으나 최근 건강 악화로 내한공연 지휘자가 크리스티안 틸레만(63)으로 변경됐다.

구동독 지역의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독일 분단 기간 동안 독일 시민들의 자유과 자긍심의 상징이었다. 사진 마스트미디어

구동독 지역의 오케스트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독일 분단 기간 동안 독일 시민들의 자유과 자긍심의 상징이었다. 사진 마스트미디어

 
베를린에서 태어난 틸레만은 ‘가장 독일적인 지휘자’로 손꼽힌다. 다섯 살 때 피아노를 배우고 아홉 살 때 베를린 음대에서 피아노를 배우며 지휘와 작곡을 독학으로 익혔다. 오페라 극장의 레페티퇴르(가수 코치)로 경험을 쌓은 뒤에 1988년부터 1992년까지 뉘른베르크 국립극장, 97년부터 2004년까지 베를린 도이치오퍼, 2004년에서 2011년까지 뮌헨 필하모닉의 음악 총감독을 맡았다. 2012년부터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지휘자로 일하고 있으며 2024년 차기 수석지휘자인 다니엘레 가티에게 지휘봉을 넘겨줄 예정이다. 2013년부터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예술감독으로도 활약 중이다. 빈 필, 베를린 필을 정기적으로 객원 지휘하고 바이로이트 페스티벌과 빈 국립 오페라 등에서 활약하면서 콘서트와 오페라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이 시대의 거장이다. 2019년 1월에는 빈 필 신년음악회를 지휘했고, 11월에는 빈 필과 내한,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을 연주했는데 지금도 명연주로 회자된다.

지난달 초 틸레만은 다니엘 바렌보임을 대신하여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를 지휘해 호평받았다. 틸레만은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번 투어의 지휘를 직접 부탁했고 다행히 일정이 가능해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다.


베를린에서 태어난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은 가장 독일적인 지휘자, 이 시대의 거장으로 꼽힌다. 사진 마스트미디어

베를린에서 태어난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은 가장 독일적인 지휘자, 이 시대의 거장으로 꼽힌다. 사진 마스트미디어

 
이번 내한공연에 대해 “브람스의 교향곡 네 곡을 비교하며 작곡가의 의중을 알 수 있는 기회”라며 “그 핵심은 베토벤에 대한 존경심”이라고 했다. 교향곡 1번을 쓸 때부터 거인 베토벤의 존재를 느끼며 고뇌를 거듭한 브람스의 신중함은 곡마다 조금씩 다른 개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틸레만은 “네 작품 모두가 완벽한 소리로 빚어진 걸작이다. 다른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전곡을 작업해 본 적은 있지만,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는 처음이다.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기분“이라고 연주 전 소감을 밝혔다.

바렌보임이 30년간 다져온 오케스트라의 농익은 음색이 정통 독일 지휘자 틸레만의 손끝에서 어떤 마법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무대다.

류태형 객원기자ㆍ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ryu.taeh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