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김건희 여사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기이식센터를 방문해 이태원 참사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기증을 결정한 국군 장병의 가족을 위로했다. [대통령실 제공]](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11/28/c2dac22a-5ea9-4704-9114-ddfa42e5cac0.jpg)
지난 10일 김건희 여사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기이식센터를 방문해 이태원 참사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기증을 결정한 국군 장병의 가족을 위로했다. [대통령실 제공]
대학생인 방다연(22)씨는 지난 11일 장기기증 희망 서약을 했다. 이태원 참사를 곱씹는 과정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방 씨는 “중학생 때 세월호 참사도 그렇고 이번 이태원 참사 피해자도 저희 또래가 많았다. 저랑 제 친구들도 여차하면 갈 수 있었던 장소라서 ’운이 좋아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을 더 하게 되는 거 같다”며 “내게도 언제든지 나쁜 일이 생길 수 있으니 기왕이면 다른 사람들을 살리고 떠나고 싶다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방다연(22)씨는 이번 이태원 참사 이후 "제게도 언제든지 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내 기증으로 누군가 살 수 있으니 장기기증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서약했다"고 말했다. 방씨의 주민등록증에 '장기기증 희망 서약자'임을 표시하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방다연씨 제공]](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11/28/8a981de2-5266-4dda-94b8-986578118ec3.jpg)
방다연(22)씨는 이번 이태원 참사 이후 "제게도 언제든지 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내 기증으로 누군가 살 수 있으니 장기기증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서약했다"고 말했다. 방씨의 주민등록증에 '장기기증 희망 서약자'임을 표시하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방다연씨 제공]
이태원 참사 이후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인천 송도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박진영(51)씨도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고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박 씨는 “저도 희생자들 나이 또래인 딸 2명을 키우는 입장이라 남 일 같지 않았다”면서 “몇 주 동안 기분이 많이 우울했고, ‘내가 저기서 CPR이라도 해줄 수 있었으면…’하는 후회부터 많은 생각이 오갔다”고 말했다. 장기 기증 서약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고 했다. 박 씨는 “세월호 참사 때도 그렇고, 참사 사건마다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무력감이 들었는데 장기기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25일 인천 송도에서 체육관을 운영 중인 박진영(51)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장기기증 희망자 등록증을 들고 있다. [박진영씨 제공]](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11/28/ae699d89-46e5-4d51-aa6e-4b4702c9abf1.jpg)
지난25일 인천 송도에서 체육관을 운영 중인 박진영(51)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장기기증 희망자 등록증을 들고 있다. [박진영씨 제공]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재단 홈페이지에는 이태원 참사가 계기가 돼 장기 기증 서약을 하게됐다는 이들의 후기가 잇달아 올라왔다. 지난 3일 홍모씨는 “사고 소식을 듣고 계속 생각을 해보다 결정했다”며 “그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미리 준비해 죽음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서약 후기를 올렸다. 지난 9일 이모씨도 “더 많은 분이 슬픔에서 그만 일어났으면, 그게 많은 분이시던 한분 뿐이시던 그 힘듦의 무게를 가늠할 수 없기에 부디 제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장기기증 희망 서약자들의 소감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홈페이지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11/28/5b224033-d7e6-4c59-82e2-aac0b97e32dc.jpg)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장기기증 희망 서약자들의 소감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홈페이지 캡처]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김소정 홍보국장은 이태원 참사가 장기기증 서약의 계기로 작용하는 현상에 대해 “모든 분들께 힘들고 어려운 사건이다보니, 그 현장에 안 계셨던 분들도 생명을 살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신 것 같다”며 “이런 마음을 장기기증 희망 서약이라는 행동으로 직접 표현해주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