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푸트닉이 만든 영화·드라마 포스터. 사극 '명량'부터 스릴러 '오징어게임'까지 장르에 따라 느낌이 다양하다.
지우 학생기자가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가 된 계기에 대해 궁금해했어요. “중학교 때 매일 영화를 봤어요. 시험 기간에는 오전에 시험을 보고 오후에 하교한 후 빵과 우유를 들고 극장으로 달려갔죠. 자연스럽게 영화 포스터에 관심이 생겼어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영화 포스터 작업 아르바이트를 했죠. 당시 같이 일했던 분들이 영화사도 차리고,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입사하면서 저를 소개해주셨죠. 1999년 개봉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가 저의 상업영화 첫 작업이었어요.”

박지우(왼쪽) 학생기자·이래나 학생모델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영화 키아트업체 ‘스푸트닉’을 방문해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에 대해 알아봤다.
2003년 스푸트닉이 설립됐을 때, 한국영화는 부흥기를 맞이했어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그리고 한국영화 첫 천만 관객을 동원한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가 개봉했죠. “대기업들이 영화 제작에 투자를 많이 하면서 규모가 큰 영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죠. 그만큼 영화 포스터 제작 일도 많아졌어요. 이전에는 프리랜서로 혼자 일했는데, 더 이상 혼자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더 큰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스푸트닉을 설립하게 됐죠. 스푸트닉은 다양한 광고 매체에 활용되는 이미지의 기준이 되는 아트워크인 ‘키아트(key-art)’ 회사예요. 키아트는 광고업계 용어로, 영화업계에서는 영화 포스터에 사용된 메인 비주얼을 말해요. 일반적으로 세로로 된 영화 포스터를 기본으로 하는데, 키아트를 가지고 가로 포스터도 만들 수 있고, 광고 매체의 특성에 맞게 포스터를 변형할 수 있죠.”

이관용 대표가 A4 용지에 스케치한 ‘오징어게임’ 타이틀 로고. ‘오징어게임’의 가제목은 ‘Round 6’였다.
영화 포스터는 티저·메인·캐릭터 등 3종이 기본이에요. 요즘엔 스페셜·리뷰·특별관(IMAX·4DX 등) 등의 포스터도 나오고 있죠. 래나 학생모델이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는 어떻게 영화 포스터를 구상하고 만드나요?”라고 물었어요. 이 대표가 책장에 꽂힌 시나리오 북(대본집)을 하나 꺼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보여줬죠. “영화 배급사에서 시나리오 북을 주고 포스터 제작 제안을 하는데, 이것 외에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어요. 영화 제작 이전 단계라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 어떻게 촬영되는지도 모르죠. 포스터 작업은 개봉 두세 달 전에 끝내야 해서, 실제로 완성된 영화를 보고 작업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시나리오 북만 보고 아이디어를 발굴해요.” 소중 기자단이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면서 더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하는지 궁금해했죠.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는 포스터 제작을 위해 제작사·배급사·마케팅 전문가 등과 끊임없이 협의한다.
“저희와 감독·제작사의 의견을 듣고, 시장 상황·홍보 전략 등을 세우는 마케팅 전문가가 의견을 내고 서로 협의를 오래 해요. 한 작품당 포스터를 평균 8개월~1년 작업하는데, 그 기간에 계속 협의하죠. 협의 내용이 정리되면 사진작가와 함께 포스터에 들어갈 사진을 찍어요. 사진이 나오면 컴퓨터 작업으로 필요한 부분을 빼고 넣죠. 카피 등이 들어간 포스터가 완성되면 영상·인쇄·SNS·옥외 등 매체에 맞게 사이즈를 조정해 광고대행사 등에 배포해요.”

다양한 글씨체의 제목 가운데 사용할 것을 자르고 붙여, 스캔 후 타이틀 로고를 완성한다.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하나요?” 지우 학생기자가 말했어요. “영화에 대한 애정, 다양한 능력이 필요해요. 모든 디자인 작업이 마찬가지로 고된 일이지만,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건 영화에 대한 애정 하나거든요. 그리고 포스터를 만들 때 배우의 포즈, 배경과 조명 색깔, 삽입될 글자 등의 계획을 머릿속에 세워야 하죠. 배우·사진작가 등과의 협업 방식도 중요하죠. 그만큼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는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고, 글자를 좋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능력이 요구돼요.”

이관용 대표는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영화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영화 포스터를 제작하시는 이관용 대표님을 만났어요. 약 2시간의 영화 내용이 포스터 한 장에 담기는 것이 무척 신기했는데요. 영화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깜짝 놀랐답니다.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타이틀 로고부터 배우들의 포즈, 조명 등 모두 신경 쓰시는 것이 굉장히 섬세하다고 느껴졌어요. 작품 의도에 맞춰 포스터를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이 대표님이 끊임없이 더 좋은 포스터를 만들려고 노력하시는 그 열정이 정말 대단했어요. 이번 취재를 통해 영화 포스터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박지우(서울 목운초 6) 학생기자
저는 영화 등 영상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관심이 많아요. 특히 영화 포스터를 모으는 취미를 갖고 있죠. 한 장의 포스터를 만드는 작업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그 과정은 섬세한 손길들을 필요로 했어요. 창작을 위한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수 있었죠. 이관용 대표님이 직접 쓰신 책 『This Is Film Poster』를 선물해 주셨는데, 그동안 작업하신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제가 유명한 영화들의 포스터를 만든 분을 만났다는 생각에 뿌듯했죠. 앞으로 영화 포스터를 볼 때마다 이번 취재가 생각날 것 같아요.
이래나(서울 창도초 6) 학생모델
박지우(서울 목운초 6) 학생기자
저는 영화 등 영상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관심이 많아요. 특히 영화 포스터를 모으는 취미를 갖고 있죠. 한 장의 포스터를 만드는 작업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고, 그 과정은 섬세한 손길들을 필요로 했어요. 창작을 위한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수 있었죠. 이관용 대표님이 직접 쓰신 책 『This Is Film Poster』를 선물해 주셨는데, 그동안 작업하신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제가 유명한 영화들의 포스터를 만든 분을 만났다는 생각에 뿌듯했죠. 앞으로 영화 포스터를 볼 때마다 이번 취재가 생각날 것 같아요.
이래나(서울 창도초 6) 학생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