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신음 中 농부들, 수확한 배추 패대기 치는 이유

중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판로가 막히자 수확한 채소를 바로 버리거나 아예 밭을 갈아엎는 농민들이 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7일(현지시간) 현지 관영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을철 수확한 농작물이 중국 전역 곳곳으로 팔리지 못한 채 산지에 그대로 방치되면서 농촌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고강도 봉쇄와 검역 조치 등으로 육로 물류가 사실상 차단되면서다. 

농민들은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 때문에 농작물을 수확할 인력이 부족할뿐 아니라, 수확하더라도 이를 실어나를 배송 트럭이 농촌과 도시를 자유롭게 드나들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산둥성, 허난성 등 주요 산지에서 수확한 배추·무·시금치 등 채소들은 대도시로 운송되지 못하고 무더기로 쌓여 있는 상황이다. 허난성 루저우시에선 이번 수확기에 배추 1억9100만㎏, 파 350만㎏, 시금치 100만㎏ 등을 생산했으나 현지에서 고작 10분의 1 정도만 소비됐고, 나머지는 방치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셜미디어(SNS)에는 낙담한 농부들이 배추를 뽑자마자 바닥에 패대기치거나 운반을 위해 트럭에 실어 두었던 대량의 파를 그대로 폐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퍼지고 있다. 심지어 농작물 수천 톤(t)에 대한 수확을 포기하고, 다음 작물 파종을 위해 트랙터로 밭을 갈아엎는 농부들도 여럿 등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중국 농부가 채소를 경작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중국 농부가 채소를 경작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중국 농민일보는 "시민들은 신선한 채소를 원하고 농부들은 돈을 벌고 싶다. 수확기는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채소 운반 차량에 대한 도로 통제를 완화해달라"고 촉구했다.

올해 손해를 본 농가들이 내년에 채소 생산량을 줄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한 자급자족을 중심으로 하는 식량 안보 확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SCMP는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중국인의 밥그릇은 언제나 중국인의 손에 들려 있어야 하고, 중국의 곡물로 채워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농업 발전에 힘쓰고 있다. 최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물류 문제로 채소가 썩고 있으나, 문제는 본질적으로 행정 효율에 달려 있다"면서 "농작물 판로를 적극적으로 확보해달라"고 지방자치 당국에 농촌 지원을 당부했다.

물류가 원활하지 않자 중국에선 최근 채소 품귀 현상이 나타나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농민일보에 따르면 베이징의 신파디 식품 도매시장 보고서는 올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채소 소매 가격이 이전보다 10% 올랐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중국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에선 오랜 기간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억눌렸던 민심이 폭발하면서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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