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파가 기승을 부린 1일 경기도 고양시 한강하구에서 나무가 얼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은 아침 기온이 영하 9.4도를 기록했고, 체감온도는 -14.1도까지 떨어졌다. 강원도 고성 향로봉의 경우 -19.7도까지 기온이 내려가는 등 -20도에 육박하는 한파가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쳤다.
낮 동안에도 한파의 기세는 이어지고 있다.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서울은 -1.5도로 영하권에 머물고 있고, 체감온도는 -3.3도로 추위가 매섭게 느껴질 정도다. 한파가 절정을 지나면서 한파 특보는 수도권을 포함해 많은 지역에서 해제됐지만, 여전히 중북부 지역에는 한파주의보와 경보가 이어지고 있다.
최강 한파 몰고 온 ‘북극 한기’

최근 2주간 500hPa(약 5km 상공) 고도편차 분석장. 찬 공기 세력(파란색 부분)이 남하하면서 한반도(검은색 원 부분)로 세력을 넓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상청 제공
특히, 1일은 찬 바람의 강도는 약해졌지만 맑은 날씨로 인해 지표에서 열을 뺏기는 복사냉각 현상이 더 탁월해지면서 기온이 전날보다 더 떨어졌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서에서 동으로 불던 바람, 즉 제트기류에 막혀서 찬 공기가 내려오지 못하다가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찬 공기가 내려왔고 한파를 불러왔다”며 “찬 공기 세력은 현재 북동쪽으로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지만, 대기 하층에 남아 있는 찬 공기가 내일 아침까지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국에 한파가 이어진 1일 오전 두꺼운 복장의 시민이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 중부에 눈·비…이후 또 한파

다음 주까지 서울의 기온 예상 분포. 추운 파란색 영역과 따뜻한 붉은색 영역이 삼한사온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
주말인 3일 새벽부터 낮 사이에도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온이 낮고, 지형의 영향이 더해지는 경기 북부와 강원 내륙·산지에는 최대 5㎝에 이르는 많은 눈이 내릴 수 있어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서울과 인천, 경기 남서부 등 수도권에도 1㎝ 안팎의 눈이 내릴 전망이다.
이번 한파는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주말이 지나고 또다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12월에 접어들면서 시베리아의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한반도에 내려와 사흘은 춥고 나흘은 포근한 ‘삼한사온’ 패턴의 겨울철 날씨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밀가루 큰 반죽에서 작은 반죽을 떼어내듯이 시베리아 지역의 찬 대륙고기압이 떨어져 나오면서 우리나라에 찬 공기를 몰고 왔다가 동쪽으로 물러나는 주기가 다음 주까지 계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