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尹정부, 반년 간 지난 정부 그림자에 대고 헛발질”

서훈(왼쪽)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탁현민(오른쪽) 전 의전비서관이 지난 2월 8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7회 국무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서훈(왼쪽)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탁현민(오른쪽) 전 의전비서관이 지난 2월 8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7회 국무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에서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되자 민주당은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권의 입맛에 맞춰 결론이 정해진 정치보복 수사는 결국 법정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대변인은 법원이 서 전 실장의 증거 인멸 우려를 언급한 것에 대해 “모든 자료가 윤석열 정부의 손에 있는데 증거 인멸이라니 황당하다. 검찰이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자료 역시 버젓이 남아있다”며 “심지어 검찰은 서 전 실장의 공개 기자회견을 증거 인멸 시도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무고함을 항변하기 위한 공개 기자회견이 증거 인멸이라면 방어권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의 정치보복 수사, 야당탄압에 맞서 진실과 정의를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이제 그들은 그림자를 잡고 흔드는 수준까지 왔다. 어디까지 볼 수 있을지, 어디까지 보아야 하는 것인지 싶다”고 직격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년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 그리고 여당이 한 일은 지난 정부의 그림자와 싸우는 일이었다”며 “어차피 그림자에 대고 헛발질을 하는 것이니 그냥 두고 보겠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결과를 명령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한다”며 “내가 모셨던 대통령(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떤 사소한 일에서도 결과를 명령하지 않았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결과를 명령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일에 과정을 되새기며 좀 더 나은 방향을 찾아 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과정을 명령하지 않는다. 과정을 명령하기 위해서는 과정을 알아야 하는데 과정을 모르니 그것을 명령할 수가 없다”라며 “그러니 그들은(윤석열 정부) 계속해서 결과를 명령한다”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책임지지 않을 사람이 결과를 명령해서는 안 되는데, 책임은 미루고 결과만 얻으려고 하니 모든 사안은 고스란히 모든 문제가 된다”며 “자꾸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차별적인 정치보복을 위해 수십 년을 조국을 위해 헌신한 대북 전문가를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서 전 실장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북 전문가”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미 퇴임한 사람인데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한다. 모든 자료는 윤석열 정부 손에 있는데 무슨 증거 인멸을 하느냐”며 “삭제했다는 자료는 버젓이 남아 있다. 앵무새처럼 떠드는 ‘월북몰이’라는 주장에는 전혀 근거가 없다. 민간인이 왜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었는지에 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못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대북 전문가에게 아무런 근거도 없이, 오로지 정치보복 차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상황에서 누가 조국을 위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겠는가”라며 “옛말에 '제복 입은 분들은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윤석열 정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괴롭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너무도 뜻밖이고 통탄스러운 일”이라며 “참으로 동의하기 어려우나, 영장전담판사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어 “흔히들 듣기 좋은 말로 ‘민주주의의 꽃’이라 하는 선거가 많은 취약점을 내포하고 있듯이 ‘민주주의의 보루’라 부르는 사법제도도 사람이 운용하는 것이고 그 보루에는 구멍이 숭숭 나있다”며 “더 나은 제도를 만들고 더 절제력 있게 행사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언젠가는 깨어있는 시민의식의 힘으로 검찰의 수사 편의성보다는 피의자의 방어권과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더 엄격하게 존중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확신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에 더 적극적으로 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를 받는 서 전 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죄의 중대성 및 피의자의 지위 및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서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9월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자진 월북’ 했다는 근거가 부족한데도, 해양경찰청에 이씨의 ‘월북 정황’을 발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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