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서 200만원짜리 패딩 샀다”…‘백화점 나간 백화점’ 가보니

지난 5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내 ‘롯백양조’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5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내 ‘롯백양조’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여기는 대체 뭐 하는 곳인가요?”

지난 5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스키장. 스키·보드를 타러 온 방문객들이 수상한 금빛 구조물 앞을 지나며 한 번씩 물었다. 안내 직원은 “직접 들어가서 구경해 보시면 된다”고 답했다. 오크통 4개를 붙여놓은 듯한 이 높이 10m짜리 구조물은 롯데백화점이 이달 1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운영하는 ‘롯백양조’란 이름의 팝업스토어다.

지난 5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내 ‘롯백양조’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5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내 ‘롯백양조’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최선을 기자

 
에어건으로 신발에 붙은 눈을 털고 들어서자 42평짜리 ‘미니 백화점’이 펼쳐졌다. 양조라는 이름을 보고 술집으로 여겼다간 ‘속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몽클레르와 아크테릭스, 리모와, SK2 등 6개의 브랜드가 백화점 매장을 축소해놓은 듯 자리 잡고 있었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유명 디저트 가게 ‘파티세리 후르츠’는 독일에서 크리스마스에 즐겨 먹는 슈톨렌을 선보였다. 정작 주류 브랜드는 시바스리갈, 앱솔루트 뿐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이 ‘뭐 하는 곳이냐’ ‘맥주는 안 파느냐’라는 것”이라며 “끊임없이 수상한 것을 만들어내는 양조장이라는 콘셉트여서 처음부터 맥주는 팔 생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 문 연 ‘롯백양조’ 팝업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주류들. 최선을 기자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 문 연 ‘롯백양조’ 팝업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주류들. 최선을 기자

 
건물의 외관은 MZ세대를 겨냥해 번쩍번쩍하게 디자인했다. 내부 또한 골드 계열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뽐냈다. 사방이 로즈 골드로 칠한 거울로 돼 있고 조명이나 에어컨, 작은 스위치 하나에도 다 금색을 칠했다. 팝업스토어 앞에는 스키장과 어울리는 시베리안 허스키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해 ‘인증샷’ 욕구를 자극했다. 이날 앱솔루트 보드카와 슈톨렌을 산 노모(26)씨는 “스키장에서 이렇게 특이한 매장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곳엔 토요일인 지난 3일 하루에만 700여 명이 방문했다. 특히 ‘패딩계의 명품’ 몽클레르가 인기였다. 스키장에서 바로 착용할 수 있는 패딩이나 재킷, 보드 헬멧 등이 잘 팔렸다. 몽클레르 담당 직원은 “일반 백화점 매장엔 잘 없는 그레노블(스키웨어 라인)이 반응이 좋고, 200만원대 여성 패딩도 팔렸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스키장에서 명품 패딩을 구매하는 새로운 경험을 한 셈이다.

지난 5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내 ‘롯백양조’ 팝업스토어 앞에서 어린이들이 직원 도움을 받아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5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내 ‘롯백양조’ 팝업스토어 앞에서 어린이들이 직원 도움을 받아 눈사람을 만들고 있다. 최선을 기자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 문 연 ‘롯백양조’ 팝업스토어. 사진 롯데백화점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 문 연 ‘롯백양조’ 팝업스토어.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업계는 최근 이처럼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콘셉트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백화점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모아 ‘미니 백화점’을, 그것도 스키장에 옮겨 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백화점이 이런 것도 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 밖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롯데백화점도 당장 수익보다는 마케팅 관점에서 도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백화점들이 오프라인 채널로 살아남기 위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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