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오후 4시로 돌아온 30일 아침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은행 영업점에서 문을 열기 전 청소를 하고 있다. 임성빈 기자
60대 고객 B씨도 “가게 때문에 이 시간에 은행 일을 봐야 할 때가 종종 있었다”며 “일찍 은행 업무를 마치고 일하러 갈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나면서 지금까지는 특정 시간대에 몰려 은행을 급하게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시장 상인, 직장인 등의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온라인 뱅킹 등 사용이 상대적으로 서툴러 영업점을 직접 찾는 고령 고객도 대기 시간 등 어려움을 덜 수 있다.

30일 오전 9시15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안의 한 은행에서 고객이 업무를 보고 있다. 임성빈 기자
고객과 직원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업무를 보는 풍경은 이전과 그대로였다. 아직 9시30분 개점이 익숙한 듯 9시가 조금 넘은 시간까지 영업점 내부를 청소하고 정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노조 “사측, 영업시간 일방적 조정…고소”
앞서 노조는 영업 개시를 오전 9시30분 그대로 하되 영업 마감을 오후 4시로 늦춰 영업시간을 30분 늘리는 방안을 사용자 측에 제시했으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방침에 반발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오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영업시간 환원의 일방 시행을 결정한 것은 명백한 노사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업점 운영시간을 일방적으로 조정한 은행권 사측을 노사 합의 위반에 따른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소하겠다”며 “권리 침해 사실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면 가처분 신청도 같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사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점포 수와 고용을 줄였고, 은행원의 근무 강도는 상승했으며, 고객의 불편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라진 은행 점포와 은행원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한 코로나 이전과 이후는 결코 같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은행 서비스에 대한 금융 소비자의 부정적 여론과 정치권의 연이은 압박을 고려하면 저항을 계속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금융노조는 서비스 갑질을 중단하고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며 “근무시간 연장도 아닌 정상화일 뿐인데 복구가 어려운 이유를 국민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