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지하철·버스도 오른다...난방비 폭탄에 이어 공공요금 인상 러시

다음 달 1일 오전 4시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3천800원에서 4천800원으로 1천원(26%) 오른다. 연합뉴스

다음 달 1일 오전 4시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3천800원에서 4천800원으로 1천원(26%) 오른다. 연합뉴스

올해 대중교통 요금이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20% 이상 인상된다. 또 버스와 지하철 요금도 오를 전망이다. 

심야 특정 시간 타면 부담 더 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다음 달 1일 오전 4시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3%) 인상된다. 또 기본요금을 적용하는 구간은 2㎞에서 1.6㎞로, 추가 요금이 100원씩 올라가는 거리는 132m에서 131m로 각각 줄어든다. 시간 요금 역시 오른다.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실제 승객이 체감하는 요금 인상 폭은 1000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모범·대형택시도 2월부터 기본요금이 현행 3㎞당 6500원에서 7000원으로 500원(7.7%) 오른다.

심야시간대(오후 10시~다음 달 오전 4시)엔 요금 부담이 더 커진다. 서울시는 지난달 1일 탑승객이 몰리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할증률을 기존 20%에서 40%로 높인 탄력요금을 도입 중이다. 이 시간대 중형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만 6700원이 된다. 오후 시간대 모범택시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

지하철 탄 시민들. 연합뉴스

지하철 탄 시민들. 연합뉴스

지하철, 시내버스 줄줄이 오를 예정 

지하철과 시내버스 기본요금도 8년 만에 인상을 앞두고 있다. 인상 폭은 300~4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4월 인상을 목표로 다음 달 10일 공청회 개최, 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 필요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현재 지하철과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신용·교통카드 승·하차 기준으로 각각 1250원, 시내버스 1200원이다. 300원씩 오르면 지하철은 1550원, 시내버스는 1500원이 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고 했다. 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승객이 급감한 데다 요금 동결로 택시업계가 받은 타격이 크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기사들은 배달업계로 빠졌고, 그 결과 심야 승차난이 이어졌다. 

지하철은 달릴수록 손해다. 지하철 승객 한 명을 운송하는 데 드는 원가는 2021년 기준 1988원이다. 기본요금을 웃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결정에 인상 폭 최소화할 수 있다 

서울 뿐 아니라 경기와 인천 등 전국 대부분 광역단체도 지하철 요금인상을 결정했거나 저울질하고 있다. 지하철 기본요금은 정부가 적자를 보전해주면 인상 폭이 줄어들 수 있다. 적자의 주요 원인이 65세 이상의 무임승차 비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지자체 지하철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 비용 보전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중앙정부 제안으로 (무임승차) 제도가 생긴 만큼 정부가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해주는 게 논리적으로 맞다”며 “정부가 생각을 바꿔서 올해 중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다면 (대중교통) 인상 요금을 조정할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