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피고인의 혐의는 공무원과 민간인의 유착관계와 관련된 것”이라며 "공소사실 입증에 필요한 내용을 공소장에 기재했다”고 반박했다.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있으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서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정 전 실장은 이날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변호인만 참석하면 되고, 정 전 실장과 유 전 본부장은 참석 의무는 없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법원에서 나와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유동규 “때 벗겨낼 것” 작심 발언…정진상은 ‘침묵’
유 전 본부장은 “숨겨놓은 때를 이번에 다 벗겨낼 생각이다. 이왕 목욕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찜찜하게 남겨놓고 싶지 않다”며“그냥 다 깨끗하게 씻고 싶다. 자수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대신, 정 전 실장의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 전에 의무적인 구인장 발부 제도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체포영장이 기각된 사실을 상기시켜 수사 정당성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명, 정진상 관련 해명은 안 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오랜 정치적 동지로서 대장동 의혹과 이 대표의 연결고리로 꼽히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의 진술에 법리구성을 의존하고 있다. 대장동 일당 공소장에는 “유동규는 이재명의 승인 하에~” 등의 표현이 다수 등장한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진술을 거부하는 정진상을 우회해서 유동규의 입을 빌려 혐의를 구성한 셈”이라며 “유동규 역시 대장동 의혹의 주요 인물이기 때문에 재판에서 진술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정 전 실장의 진술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정 전 실장의 진술을 뒤엎는 증거가 나오고 있는 점은 검찰에 호재다. 정 전 실장은 수사 초기 “김만배씨와 따로 연락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8개월 동안 29차례 통화한 기록이 나오자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한 것뿐”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한다. 백현동 의혹에서 로비스트 역할을 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도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경찰 조사에서 115차례 통화 기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