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사무 환경 전문 기업 퍼시스가 2022년 한국 오피스 주요 동향과 사무 환경 변화의 방향성을 조망하는 ‘대한민국 오피스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했다. 사무실 트렌드 변화를 짚고 국내 직장인 설문조사를 통해 도출한 분석을 담았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10월 19~26일 설문조사 전문 업체 오픈서베이를 통해 전국 주 1회 이상 출근하는 전업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사무실로의 귀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 israel andrade by 언스플래시
빠르게 사무실 복귀, 88.5%가 주 5일 출근
코로나19가 끝나도 이런 변화는 계속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리포트 2023’에서도 ‘오피스 빅뱅’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직장 문화가 ‘빅뱅(우주 대 폭발)’ 수준으로 변할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실제 조사 결과 한국의 직장인들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사무실로 복귀하고 있었다. 원격 근무 비율은 2020년 24.4%에서 2021년 32.7%로 확대됐고, 지난해 다시 23.5%로 줄어들었다. 주 5일 이상 사무실 출근도 늘어, 2021년 83.1%에서 지난해 88.5%로 확대했다.

원격근무 운영 비율은 2022년 23.5%로 줄어들었다. 사진 퍼시스
희망 출근일 수는 2.76일
실제로 최근 실내 마스크 규정이 대폭 완화하는 등 본격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다시 직원들을 사무실로 부르고 있다. SK텔레콤은 2월부터 ‘워크프롬애니웨어 2.0’ 체제로 전환, 그동안 제한 없이 하던 재택근무를 주 1회로 제한하기로 했다. 앞서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게임 업체도 지난해 6월부터 사무실 출근을 재개했다.
기업과 직원 간 입장 차 때문에 갈등도 불거지는 모양새다. 3월부터 재택근무제 폐지를 발표한 카카오에서는 일방적인 근무형태 변화에 반발하는 본사 직원 절반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하기엔 ‘사무실’이 최고

코로나19 기간 동안 다양한 업무 공간을 경험했던 직장인들은 일하기 좋은 장소로 '사무실'을 꼽았다. 사진 퍼시스
실제로 출퇴근 시간을 줄이면서도,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원격 근무지’ 도입은 팬데믹 이후 자리 잡은 또 하나의 변화다. 재택근무와 사무실의 장점을 합친 이른바 ‘하이브리드’ 근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딜라이트’로 명명된 사내외 유연 근무 오피스를 마련했고, 현대자동차도 2021년 6월 거점 오피스 ‘에이치 워크 스테이션’을 열고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집중 업무 공간’ 필요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확산한 선택 좌석제(17.6%)보다는 고정 좌석제(82.3%)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았으며, 동시에 오피스 내 공간을 자유롭게 골라 사용할 수 있는 직원일수록 업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 공간’이 보장된 상태에서 ‘다른 공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사무실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다는 의미다.

직장인들은 고정좌석제를 선호하면서도, 공간 선택의 자유를 원했다. 사진 퍼시스
팬데믹 이전의 사무실이 시선과 대화가 쉽게 오가도록 벽을 허물었다면, 엔데믹 이후의 오피스는 내 자리를 집중 업무 공간으로 만들고 있는 경향도 나타났다. 개인 업무 공간의 좌석 구획 정도를 물었을 때 2020년에 ‘구획 없음’으로 대답한 응답자가 26.2%에서 2022년 13%로 줄었고, 반면 ‘3면 구획’은 2020년 25.6%에서 2022년 37.7%로 늘었다. 감염을 막기 위해 높였던 칸막이(구획)가 집에서처럼 몰입 환경을 높여주는 장치로 변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