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미술관 바닥을 뚫고 머리를 내민 남자는 카텔란의 설치작품 '무제'(2001)이다. [사진 뉴시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2/05/7ef0d885-c392-4696-b942-04d35d584fee.jpg)
뜬금없이 미술관 바닥을 뚫고 머리를 내민 남자는 카텔란의 설치작품 '무제'(2001)이다. [사진 뉴시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인물 작품은 실제의 60% 규모로 만들어져 보는 이에게 기이한 느낌을 전달한다. 세발자전거를 타고 전시장을 누비는 '찰리'(왼쪽)와 무릎 꿇은 히틀러의 뒷모습. [사진 뉴시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2/05/c13228fb-6897-4f4f-b45a-82dece96526c.jpg)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인물 작품은 실제의 60% 규모로 만들어져 보는 이에게 기이한 느낌을 전달한다. 세발자전거를 타고 전시장을 누비는 '찰리'(왼쪽)와 무릎 꿇은 히틀러의 뒷모습. [사진 뉴시스]
![마우리치오 카텔란, 그림자, 2023, 플래티넘 실리콘, 유리섬유, 강철, 머리카락, 옷, 식료품, 냉장고, 180 x 75 x 50 cm .작품 속 여성은 카텔란의 어머니 얼굴이라고 한다.[사진 뉴시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2/05/3e429601-e79b-4971-808b-9b3568e52f76.jpg)
마우리치오 카텔란, 그림자, 2023, 플래티넘 실리콘, 유리섬유, 강철, 머리카락, 옷, 식료품, 냉장고, 180 x 75 x 50 cm .작품 속 여성은 카텔란의 어머니 얼굴이라고 한다.[사진 뉴시스]
2019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페어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테이프로 벽에 붙인 바나나 한 개가 12만 달러(약 1억4000만원)에 팔렸다. 작품 제목이 '코미디언'이다. 바나나 한 개로 시작된 '코미디'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 행위예술가가 "배가 고프다"며 바나나를 떼어 먹어버렸고, 해당 갤러리 측은 "그가 작품을 파괴한 게 아니다. 바나나는 발상"이라며 벽에 새 바나나를 붙였다. 바나나는 이듬해 한 소장자의 기증으로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 소장됐다. 이 기상천외한 '코미디언'의 쇼는 지금도 충실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서울 리움미술관이다.
세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현대미술가로 꼽히는 마우리치오 카텔란(62)의 한국 첫 개인전이 지난달 31일 서울 리움미술관에서 개막했다. 그가 바로 바나나 한 개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주인공이다. 이번 전시는 2011년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최대 규모로, 조각, 설치, 벽화와 사진 등 총 3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카텔란 전시를 기획한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4년 전 당시 바나나 한 개가 비싸게 팔린 이유는 작가가 바로 카텔란이었기 때문이었다"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작업을 어떻게 해야 유명해지는지, 작품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고 판매되는지 등 현대 미술시장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작가가 지난 30년간 도발적인 작품으로 사회 전반적인 가치체계에 꾸준히 도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리움미술관도 한 방 먹었다
![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작품. 작가는 일부러 노숙자 모양의 작품을 로비에 배치했다. [사진 이은주]](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2/05/51bf69e0-bba0-4abe-9417-31f64fd0d0aa.jpg)
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작품. 작가는 일부러 노숙자 모양의 작품을 로비에 배치했다. [사진 이은주]
특유의 유머와 풍자로 온갖 '권위'에 물음표를 다는 카텔란의 작업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지금 우리 곁의 미술관이 어떤 곳인지 그 의미와 역할을 돌아보라는 작가의 의도로 읽힌다.
웃기고, 기이하고, 서글프다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 '코미디언'(2019). 김경태 작가 촬영. [사진 리움미술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2/05/002d1f52-8d5d-4709-a347-36ddca0fb836.jpg)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 '코미디언'(2019). 김경태 작가 촬영. [사진 리움미술관]
!['우리'라는 제목의 설치작품. 카텔란의 얼굴을 한 두 남자가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이다.[사진 이은주]](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2/05/50b1253f-3648-40f9-902c-73205b00da6d.jpg)
'우리'라는 제목의 설치작품. 카텔란의 얼굴을 한 두 남자가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이다.[사진 이은주]
![한 사람과 그의 개를 표현한 대리석 조각 '숨'. 죽음을 모티프로 한 작품 중 하나다. [사진 이은주]](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2/05/a2ace917-1077-49ae-9754-cd10f5007b6a.jpg)
한 사람과 그의 개를 표현한 대리석 조각 '숨'. 죽음을 모티프로 한 작품 중 하나다. [사진 이은주]
전시장엔 작가 자신의 얼굴을 한 작품이 많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해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특유의 전략이다. 미술관 바닥을 뚫고 엉뚱한 곳으로 나와버린 듯한 남자('무제'),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는 두 명의 남자('우리')도 모두 카텔란 자신이다. 세발자전거를 타고 전시장을 누비는 '찰리', 벽을 바라보고 책상 앞에 앉은 소년('찰리는 서핑을 안 하잖나')도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이다. 실물 크기의 60% 정도로 크기를 줄인 인물들이 기이한 느낌을 자아낸다.
섬뜩해 보이는 작품도 눈에 띈다. '찰리는 서핑을 안 하잖나'가 그중 하나다. 언뜻 보면 열심히 공부하는 듯한 소년의 뒷모습인데, 가까이 보면 그의 두 손등은 연필로 찍혀 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 표현한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관람객은 각자 유추해야 한다. 이 밖에 운석에 맞아 쓰러진 교황을 표현한 '아홉 번째 시간', 공손히 무릎 꿇은 히틀러 얼굴의 작품 '그' 등은 이미 세계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들이다.
죽음은 어디에나 있다
"작가는 말하지 않는다"
!['아버지'라는 제목의 회화 작품 앞에 선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김제원 작가 촬영. [사진 리움미술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2/05/d8b09362-26d2-4887-947f-f7fed18c32d5.jpg)
'아버지'라는 제목의 회화 작품 앞에 선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김제원 작가 촬영. [사진 리움미술관]
M2 공간의 재발견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리움미술관의 M2 공간. [사진 이은주]](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2/05/76f38f54-545e-44d8-91b8-27ff938596f2.jpg)
마우리치오 카텔란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리움미술관의 M2 공간. [사진 이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