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선원은 잠을 자지 않고 있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인근 해상을 지나던 9750t급 화물선 광양프론티어호에 의해 구조됐다. 이 화물선은 인천을 출발해 전남 광양으로 가던 중이었다.

5일 오전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전복된 청보호에서 구조된 유모씨(48)와 손모씨(40), 인도네시아 국적 A씨가 목포 북항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구조 당국에 따르면 청보호는 선원들이 침수를 알고 신고한 지 7분 만에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 청보호 선원이 침수 신고를 한 것은 4일 오후 11시 17분쯤이다. 화물선이 해상관제센터(VTS)로부터 구조 지원 요청을 받고, 화물선에 접근했을 때는 이미 전복된 상태였다. 청보호는 지난해 4월 진수한 비교적 신형 어선이다. 어선은 사고 당시 소라잡이 조업을 하기 위해 항해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 선원 어디있었는지 진술 혼선
하지만 청보호가 전복될 당시 실종 선원들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놓고 구조 선원간 진술이 달라지면서 혼선이 일고 있다. 해경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선원은 구조 당시 화물선 선장에게 "자신들만 갑판에 있었고 나머지는 선실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해경 구조정으로 옮겨 탄 후에는 "대부분 갑판에 있었다"고 했다.

5일 낮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해군과 해경 수색·구조대가 청보호 전복사고 실종자를 찾고 있다. 24t급 인천 선적 통발어선 청보호는 전날 오후 11시 19분께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전복됐다. 승선원 12명 중 3명이 구조됐으나 9명은 실종됐다. 연합뉴스
사고수습본부는 실종자 수색을 위해 해경과 해군 함정 27척, 관공선 3척, 해경과 군 항공기 8대 등을 투입했다. 지역 민간어선 250여척도 지원에 나섰다.
구조 당국은 당초 선체 내부에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해 5일 오전 7시 30분까지 5차례 수중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통발 3000여개가 얽혀 있어 난항을 겪었다. 선체가 바닷속에 가라앉지 않도록 좌현과 우현에 총 6개의 리프트 백(Lift Bag)을 설치한 해경은 수면 위로 드러난 선체 바닥에 구멍을 뚫어 새로운 진입로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중 철판 격벽과 내부 장비 등 장애물에 막혀 진입에 실패했다. 당국은 도면을 확보, 새로운 진입로를 만들어 선내에 실종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6일까지 선체를 인양할 계획이다.
생존자 "전에도 물이 샌 적 있어"
구조 당국은 생존자 진술 등을 토대로 기관실 파공(구멍뚤림) 등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생존자들은 “사고 이전에도 배에 물이 샌 적이 있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파고도 높지 않았고 기상 특보도 발효되지 않은 상태였다. 파공이 암초 등과 충돌해 발생했더라면 충격 소음이 났겠지만, 이런 진술 등은 없는 상황이다. 구조 당국은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구조를 한 다음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해경이 전남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 목포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