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산업연이 공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현재 국내 경기는 대외 여건 불확실성 확대,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수출 부진 등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나마 민간 소비 회복세가 성장률을 견인하는 양상이다. 올해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됐지만, 글로벌 은행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변수가 남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여기에 주요국 금리 인상에 따른 내수 위축 등으로 '제한적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국내 경제에 중요한 무역 전선은 6개월 전보다 뒷걸음질 쳤다. 앞서 지난해 11월 산업연이 내놓은 올해 전망에선 수출과 수입이 각각 전년 대비 3.1%, 5.1% 줄어들고, 연간 무역적자는 266억 달러를 기록할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새 전망에선 수출 -9.1%, 수입 -10.2%로 수출입 모두 더 떨어질 것으로 나왔다. 무역적자도 지난해(478억 달러)보다 크게 줄지 않은 353억 달러에 달할 거라고 봤다. 특히 상반기 적자는 기존 전망치보다 89억 달러 늘어난 293억 달러로 예측됐다. 그나마 하반기 적자 폭은 에너지 등 수입 감소 확대로 비슷한 수준(기존 -62억 달러, 수정 -60억 달러)을 지켰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수출 감소의 골짜기가 워낙 깊다 보니 하반기도 '마이너스'(-) 행진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산업연은 상저하고 기조 속에 올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0.9%)로 전환할 거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전망 자료에선 5.2% 감소로 수정했다. 하반기 13대 주력산업 수출도 주요국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 둔화 등으로 1년 전보다 4.3% 줄어들 거란 분석을 내놨다. 특히 정유·섬유·정보통신기기·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은 올해 내내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향후 수출 변수로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이 꼽히지만, 조기 반등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세운 올해 '수출 플러스' 목표는 사실상 멀어지게 됐다. 김양팽 산업연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경기는 올 하반기까지 어려운 상황이 지속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연은 국내 연간 경제성장률을 전년 대비 1.4% 수준으로 내다봤다. 6개월 전 내놓은 전망치(1.9%)보다 0.5%포인트 낮췄다. 수출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내수도 위축될 거란 이유에서다. 앞서 한국은행과 KDI(한국개발연구원)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4%, 1.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올 하반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76달러로 내림세를 보일 거라고 전망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보다 낮은 1263원 안팎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