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은 29일(현지시간) 알바라도처럼 대학에 가지 않고 블루칼라 일자리에 뛰어드는 미국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16~24세의 대학 진학률은 지난해 62%로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66.2%에서 4.2%포인트 떨어졌다.

미국에서 블루칼라 일자리의 수가 늘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대학에 가지 않고 블루칼라 일자리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연합뉴스
시간당 임금 종업원 1만8500원, 목수 3만2700원
WSJ에 따르면 지난해 레스토랑·테마파크 등 레저·접객업 분야 일자리는 전체 일자리의 증가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또 건설·제조·물류업 분야도 구인난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16∼19세 근로자의 실업률은 지난달 9.2%로 7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식당에 구인 광고가 붙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WSJ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레스토랑 종업원의 시간당 임금 중간값은 14달러(약 1만8500원)로 미 연방정부 최저임금의 거의 두 배에 육박했다. 대학 학위가 필요 없는 대신 견습 과정을 거쳐야 하는 일자리의 임금은 더욱 많다. 기계공과 목수의 시간당 임금은 각각 23.32달러(약 3만원), 24.71달러(약 3만2700원)로 전체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중간값(22.26달러)보다 높다.
대학 대신 견습 과정, 전문대에 몰려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공립학교의 관계자는 "대학 진학 대신 고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거나 견습직에 종사하는 것에 대한 과거와 같은 부정적인 인식은 요즘 찾아보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체 대학 진학률은 떨어졌지만, 한국의 2년제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커뮤니티칼리지에 등록하는 학생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학생정보연구센터에 따르면 올 봄학기 커뮤니티칼리지의 신규 등록 수는 지난해보다 0.5% 증가했다. 특히 컴퓨터와 정보 과학, 조리 서비스, 기계·수리 기술, 운송 등의 전공 등록자 수가 지난해보다 각각 10% 안팎 증가하는 인기를 끌었다.
4년제보다 등록금이 적고 직업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이런 배경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미학생정보연구센터의 더그 샤피로는 악시오스에 "학생들이 점점 더 취업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전공과 프로그램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인 절반 이상이 "학위 가치 없어"
지난 3월 WSJ과 미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C)의 공동 여론조사(1019명 대상) 결과 4년제 학위 취득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56%에 달했다. 이 여론조사가 시작된 이래 학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이들은 대체로 "대학 졸업을 할 때 뚜렷한 직업 기술은 없고 대신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만 있기 때문에 대학은 비용 대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의 학자금 대출 총액은 1조7000억 달러(약 2252조원)에 달한다.

미국에서 학사 학위에 대한 회의감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구인·구직 플랫폼 집리크루터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줄리아 폴락은 WSJ에 "학사 학위 없이도 돈벌이가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면 왜 대학에 가서 학위를 얻겠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