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5명, 송파·김포 3곳 흩어져 사망…‘채권·채무 갈등’ 유서

서울 송파경찰서 전경. 송파서는 23일 일가족 5명이 송파·잠실동, 경기 김포시 등 3곳에 흩어져 사망한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경찰서 전경. 송파서는 23일 일가족 5명이 송파·잠실동, 경기 김포시 등 3곳에 흩어져 사망한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일가족 5명이 서울 송파·잠실동, 경기 김포시 등 3곳에 흩어져 모두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3일 서울 잠실동의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40대 여성 A씨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9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 A씨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심정지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A씨가 발견된 아파트에는 A씨의 친정이 있었고, A씨는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일가족 4명의 죽음은 A씨 동선 추적 등의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정오쯤 A씨가 살던 송파동의 한 다세대주택을 찾았다. 경찰은 이곳에서 숨져 있는 A씨의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 등 3명을 발견했다.

현장에선 A씨의 남편 혹은 시누이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와 시댁 간에 수차례 돈이 오가는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진 것은 아닌지 확인 중이다. A씨와 시댁 사이에 금전 관계가 있었던 사실을 A씨의 남편은 최근 뒤늦게 인식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23일 일가족 5명 중 3명이 사망한 채 발견된 서울 송파구 송파동 한 다세대주택. 신혜연 기자

23일 일가족 5명 중 3명이 사망한 채 발견된 서울 송파구 송파동 한 다세대주택. 신혜연 기자

 
이웃 주민은 “내가 알기로 평소 사건이 발생한 집에는 부부와 딸 등 3명이 살았다”며 “워낙 조용하게 살았고, 싸우는 건 한 번도 못 들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20일 전쯤부터 세 명(A씨 부부, 딸)이 안 보였고, 약 10일 전에는 문 앞에 가구를 내놨길래 ‘집에 왔구나’ 싶었는데 계속 마주치지 못 했다”고 했다.


경찰은 또 A씨가 전날(22일) 투숙한 김포의 한 4성급 호텔에서도 A씨의 10대 딸을 발견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사망한 뒤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딸은 지난 22일 호텔에 함께 투숙했지만, 이튿날에는 A씨 혼자 호텔을 벗어났다. 당초 김포 사건은 김포경찰서가 별도로 수사하다 송파경찰서와 공조 수사로 이어졌다.

경찰은 22~23일 사이에 서울 송파·잠실동, 김포 등에서 일가족 5명이 모두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사망사건 사이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외부인에 의한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