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에서 본 북한산 사기막야영장. 국립공원공단
이곳은 전국의 국립공원 야영장과 달리 불편한 점도, 안 되는 것도 많다. 국내 최초의 탄소중립형 야영장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캠핑을 체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개장 첫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에 성공했다.
전기·수소차만 입장 가능 “밤에 못 나가 불편”

국내 첫 탄소중립형 야영장인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 입구. 천권필 기자
전기차, 수소차 등 저공해 1종 차량만 주차 가능하며 그 외 차량은 북한산성 제1주차장을 이용 바랍니다.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에서 운행하는 전기 셔틀버스. 천권필 기자
김도균 북한산국립공원 주임은 “이용객의 20~25% 정도가 전기·수소차를 가지고 온다”며 “밤에는 셔틀버스 운행을 하지 않고 야영장 내에 매점도 없다 보니 내연기관 차를 타고 오면 미처 챙기지 못한 게 있어도 나가서 사올 수가 없어서 불편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 내부 모습. 천권필 기자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 하우스형 솔막 내부 모습. 천권필 기자
텐트를 치는 게 번거롭거나 익숙하지 않다면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탄소제로 캠핑이라고 볼 수 없다. 진짜 무(無)탄소 캠핑을 하고 싶다면 탄소제로 영지를 이용하면 된다. 그곳에는 자가발전 시설이 있어서 자전거 페달을 밟는 방식으로 전기를 만들어 쓸 수 있다.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 탄소제로 영지. 천권필 기자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에서 전기 그릴에 고기를 굽는 모습. 천권필 기자
다음 날 아침, 가벼운 아침 식사를 하고 주변을 산책하다 보니 어느덧 떠날 시간이 됐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아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는 친환경 음식물 처리 장치에 넣으면 미생물 등을 이용한 발효·분해 방식을 통해 물로 배출된다고 한다.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 내부의 친환경 음식물 처리 장치. 천권필 기자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 주변 산책로. 천권필 기자
국립공원공단은 앞으로 친환경차 전용 영지의 비율을 늘리고 야영객을 대상으로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이사장은 “북한산에 새롭게 조성된 탄소중립 야영장을 통해 도심 속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휴식처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이 저탄소 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