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초등학생 박모(10)양 역시 일주일에 한두 번은 편의점에 간다. 박양은 “용돈으로 받은 현금으로 과자나 젤리를 산다”며 “캐릭터 굿즈가 들어 있는 사탕이 ‘최애(가장 사랑하는)’ 간식”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GS25에서 초등학생들이 다양한 젤리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사라진 문구점 대신 찾아”
CU의 10대 매출 비중 역시 2019년 3%에서 올해 1~3분기 5.5%로 커졌다. 세븐일레븐은 13세 이하 매출 비중이 2021년 전년 대비 20%, 지난해 전년 대비 40%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1월 1일~9월 26일) 역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을 팔면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이 사라진 학교 앞 문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과 문구 업계에 따르면 전국 문구점 수는 2012년 1만4731개에서 2019년 9468개로 줄었으며 현재는 8000여 개만 운영 중이다.

김경진 기자
우리카드에 따르면 12~14세 체크카드 회원은 주로 편의점(23.6~35%)에서, 15~18세는 온라인 업종(18.9~28%)에서 카드를 이용한다. 12세의 월평균 이용 금액은 6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의 소비력은 성인과 비교하면 훨씬 낮지만 편의점 업계는 ‘미래 큰 손’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다.
오후 3시 최고 인기 품목 ’토이캔디’

고객이 CU의 자체 간편 결제 서비스인 CU머니로 계산하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CU는 10대들이 용돈으로 받은 현금을 관리하기 번거롭다는 점에 착안해 네이버페이·토스머니 등 스마트폰 앱으로 결제할 수 있는 현금 충전·결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커머스 앱인 ‘포켓CU’에서 쓸 수 있는 간편 결제 서비스 CU머니도 내놨다. 이 회사 관계자는 “CU머니 패밀리는 자녀 용돈 카드로 활용할 수 있어 금융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어린이 고객에게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또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편의점 고인물’ ‘편의점 뚝딱이’ 등 학생들에게 친숙한 숏폼(짧은 동영상) 웹드라마를 선보여 3억 뷰의 역대급 조회 수를 기록했다. 서울 압구정 인기 카페 ‘이웃집 통통이’와 협업한 통통이 약과 쿠키, 연세우유 크림빵 등 차별화한 상품도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산리오' 인기 캐릭터를 활용해 디자인한 캐리어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사진 코리아세븐
편의점 게임기 앞 줄 서기도
이 회사는 27개 매장에 포켓몬 가오레 게임기를 설치해 초등학생들이 편의점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게임기 설치 매장은 일평균 매출이 1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24가 10대를 겨냥해 출시한 '롤팝젤리'. 아이스크림을 젤리로 싸 먹는 게 특징이다. 사진 이마트24
이마트24 역시 유튜브·틱톡 등에서 인기 있는 이색 상품을 빠르게 도입해 초등학생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탕후루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싸 먹는 젤리’로 유명한 롤팝젤리, 말아먹는 솜사탕 등 만들어 먹는 ‘DIY 간식’이 최근 인기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회사들이 10대 학생들을 이용 빈도가 높은 우수 고객으로 보고, 희소성 있으면서 차별화한 식품·완구·문구 상품을 지속해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