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119상황실 지원하는 도 상황실 신설
응급의료상황실은 365일, 24시간 돌아간다. 도청·소방 공무원 8명이 4개 팀을 이뤘다. 상황실 운영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응급의료 종합상황판을 최대한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에 경남도는 종합상황판의 갱신 주기(최소 2시간~최대 8시간)를 앞당기려 병원에 전담인력 인건비도 지원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대학병원이 3곳밖에 없는 경남에서 한정된 의료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계속 강구하고 있다”며 “지금은 따로 운영 중인 119종합상황실·응급전원협진망·응급의료 종합상황판 자료를 종합하는 통합 플랫폼도 자체 예산(10억원)을 들여 내년 하반기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형 대책은 이송시간 줄인 효과 보여
예를 들어 심정지 환자는 초응급으로 구분된다. 이 경우 환자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응급의료기관으로 즉시 이송해야 한다. 경북대병원 등 대구 지역 6개 권역·지역응급센터는 이 지침을 준수하기로 합의했고, 13개 응급의료기관도 지침에 동의했다.
대구형 대책 도입 이후 응급환자의 병원 이송까지 10분 이상 걸린 사례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 지침을 현장에 적용하기 전인 올 4~7월 환자 이송시간이 10분을 넘긴 경우는 하루 평균 23.2명이었다. 하지만 8~9월은 17.3명으로 약 26% 감소한 것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시행 2개월 만에 이송지연 사례가 26% 급감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직전 이송 병원에서 치료가 안 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재이송률도 2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현장 구급대원이 환자 상태 평가와 응급 처치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매년 반복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
중증 응급환자의 골든타임(현장에서 병원까지 1시간)을 놓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현장 구급대원은 병원에 환자 수용 여부 확인하는 전화를 돌리느라 정작 중요한 응급처치를 제대로 못 할 지경이다.
11년차 구급대원 박모(30대)씨는 “인근 병원에서 ‘다 안 된다’고 해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다 거기서도 ‘안 된다’고 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30분 정도 멈춰 있었다”며 “환자한테 심정지가 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대학병원 응급실에 그냥 밀고 들어간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환자 돌보기도 바쁜데, 전화 돌리느라 미칠 노릇이다”고 토로했다.
한계 분명한 지자체 실험...정부 나서야
일명 ‘응급실 뺑뺑이 금지법’도 발의됐지만, 국회 소관 상임위 계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낸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인근 지역 병원이 모두 수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소방당국(119구급상황관리센터)이 환자를 이송할 병원 선정·통보, 이송을 강제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응급의료 및 배후진료(응급처치 후 최종치료)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조건 병원에 환자를 밀어 넣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호소한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역에선) 촌극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좀 더 빠른 대처할 기반 마련에 애쓰고 있다”며 “중앙정부에서도 응급의료기관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응급상황을 대처할 시스템의 고도화 등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