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앞두고 ARS 전화로 지지 호소…대법 “선거법 위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뉴스1

당내 경선뿐 아니라 예비경선(컷오프·공천배제) 단계에서 선거인단을 상대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자동응답 전화(ARS)를 돌릴 경우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권 1부(주심 오경미)는 지난달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완준 전 화순군수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완준 전 화순군수는 2006년 재보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전라남도 화순군수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던 인물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2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이 확정되며 군수직을 상실했다. 그런데 ‘선거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금고 또는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10년간 피선거권을 제한받는 기간’이 도과한 직후인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고뇌의 시간을 통해 저를 비웠다”며 이번엔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로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전 전 군수는 같은 해 4월 당내 예비경선 심사를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음성 메시지를 녹음해 8만6000여건의 ARS 전화를 선거구민에게 돌렸다.

검찰은 이런 행위가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당내 경선을 위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전 전 군수를 재판에 넘겼다. 선거법에 따르면 당내 경선에서는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배부, 합동연설회나 합동토론회 등 법이 정한 방법 이외로 경선 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전 전 군수 측은 “이런 행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어차피 예비경선 결과 공천배제(컷오프)가 결정됐으므로 ‘당내 경선을 위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전 전 군수의 행위는 당내 경선의 당선을 도모한다는 목적 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능동적·계획적 행위로서 선거법 57조를 위반한 당내 경선운동에 해당한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직접적으로는 공천 심사를 위한 것이었더라도 이는 결국 당내 경선에 대비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성립, 위법성의 인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