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예진양이 간호사를 응원하는 문구와 돈을 모았던 토끼 저금통을 들고 칠곡경북대학교병원 박성식 병원장, 김미영 간호부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3·1절을 맞아 고사리손으로 의료 공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간호사를 응원하는 한 독립운동가 후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일제 강점기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의거를 주도한 경북 칠곡군 출신 고(故) 장진홍 의사(1895~1930)의 현손인 대구 장동초등학교 4학년 장예진(10)양이다.
지난해 3·1절 기념식 후 용돈 모아
장양은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손을 잡고 입장하며 만세삼창을 해 주목 받았다.
기념식 참석 후 “내년 3.1절까지 31만원을 모아 고조할아버지처럼 뜻깊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문구점에서 토끼 저금통을 구매했다. 장양은 매일 1000원을 모으기로 결심하고 저금통에 ‘애국 토끼’라고 적었다.
포토카드 수집도 참으며 모은 용돈

장예진양이 간호사를 응원하는 문구와 돈을 모았던 토끼 저금통을 들고 김미영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간호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칠곡군
결국 장양은 초등학생으로 감당하기 어려웠던 유혹을 이겨내고 지난 15일 목표로 했던 31만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김미영 간호부장은 “사명감으로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만 순간순간 지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어린 학생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장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부터 늘 고생하는 간호사 언니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하루빨리 병원이 정상화돼 언니들이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의료현장서 고생하는 간호사 응원”

독립운동가 장진홍 의사. 사진 경북도
장진홍 의사가 1930년 순국하기 전 조선총독에게 보낸 옥중 서신에서 “너희들 일본제국이 한국을 빨리 독립시켜 주지 않으면 너희들이 멸망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내 육체는 네 놈들의 손에 죽는다 하더라도 나의 영혼은 한국의 독립과 일본 제국주의 타도를 위해 지하에 가서라도 싸우고야 말겠다”고 쓴 문구가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