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남편 사랑하는지"…비틀스 멤버 부인에 온 연애편지 경매

1968년 결혼 생활 초기의 패티 보이드와 조지 해리슨. 사진 패티보이드

1968년 결혼 생활 초기의 패티 보이드와 조지 해리슨. 사진 패티보이드

 
천재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이 비틀스 멤버 조지 해리슨과 결혼한 상태였던 모델 패티 보이드에게 쓴 손편지가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티는 다음 달 8~21일 보이드가 소장했던 편지와 엽서·사진·전보 등을 온라인 경매에 부친다고 밝혔다.

이번에 경매에 나오는 소장품 중에는 1970년 클랩튼이 보이드에게 보낸 손편지도 포함돼 있다.  

이 편지에서 클랩튼은 "우리 둘 모두가 잘 아는 주제에 대해 당신의 감정을 확인하기 위해 이 편지를 쓴다"며 "내가 당신에게 묻고 싶은 건 당신이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애인이 있는지이다"라고 적었다. 당시 보이드는 해리슨과 결혼한 상태였다.

그는 "이 모든 질문이 무례하다는 건 알지만, 마음속에 아직도 나에 대한 감정이 남아 있다면 꼭 알려줘야 한다"면서 보이드에게 전화 말고 편지로 답을 달라고 했다. 편지가 훨씬 안전하다는 이유였다.


에릭 클랩튼과 패티 보이드의 결혼식 모습. AP=연합뉴스

에릭 클랩튼과 패티 보이드의 결혼식 모습. AP=연합뉴스

 
보이드는 당시 'E'라고 서명된 클랩튼의 편지를 보고 처음에는 이상한 팬에게서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편지를 해리슨에게도 보여줬다고 했다.

보이드는 "매우 아름답게 쓰여진 편지지만 글씨가 너무 작아서 페이지의 3분의 1도 차지 않았다"며 "클랩튼은 이 글을 쓰는 데 다소 부끄러워 했던 것 같다. 말보다는 속삭임 같은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보이드의 거절에도 클랩튼은 계속해서 보이드에게 사랑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는 소설책 『생쥐와 인간』 중 한 장을 찢어서 쓴 또 다른 편지에서 "당신이 나를 원하지 않는다면, 나를 묶는 마법을 풀어달라"며 "야생동물을 가두는 것은 죄이고 길들이는 것은 신이다"라고 썼다. 이 편지 역시 이번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다.

보이드는 비틀스의 자전적 영화 '어 하드 데이스 나이트'(A Hard Day's Night)에 출연하며 해리슨과 처음 만났다. 이후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1966년 결혼했다. 하지만 해리슨의 바람기와 약물 문제로 두 사람은 1977년 이혼했다.

보이드는 1979년 클랩튼과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지만, 두 사람은 외도와 술 등의 문제로 1989년 파경을 맞이했다.

이 과정에서 해리슨의 '섬싱'(Something), 클랩턴의 '레일라'(Layla)와 '원더풀 투나이트'(Wonderful Tonight) 등 명곡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