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이 비틀스 멤버 조지 해리슨과 결혼한 상태였던 모델 패티 보이드에게 쓴 손편지가 영국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티는 다음 달 8~21일 보이드가 소장했던 편지와 엽서·사진·전보 등을 온라인 경매에 부친다고 밝혔다.
이번에 경매에 나오는 소장품 중에는 1970년 클랩튼이 보이드에게 보낸 손편지도 포함돼 있다.
이 편지에서 클랩튼은 "우리 둘 모두가 잘 아는 주제에 대해 당신의 감정을 확인하기 위해 이 편지를 쓴다"며 "내가 당신에게 묻고 싶은 건 당신이 아직도 남편을 사랑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애인이 있는지이다"라고 적었다. 당시 보이드는 해리슨과 결혼한 상태였다.
그는 "이 모든 질문이 무례하다는 건 알지만, 마음속에 아직도 나에 대한 감정이 남아 있다면 꼭 알려줘야 한다"면서 보이드에게 전화 말고 편지로 답을 달라고 했다. 편지가 훨씬 안전하다는 이유였다.
보이드는 당시 'E'라고 서명된 클랩튼의 편지를 보고 처음에는 이상한 팬에게서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편지를 해리슨에게도 보여줬다고 했다.
보이드는 "매우 아름답게 쓰여진 편지지만 글씨가 너무 작아서 페이지의 3분의 1도 차지 않았다"며 "클랩튼은 이 글을 쓰는 데 다소 부끄러워 했던 것 같다. 말보다는 속삭임 같은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보이드의 거절에도 클랩튼은 계속해서 보이드에게 사랑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는 소설책 『생쥐와 인간』 중 한 장을 찢어서 쓴 또 다른 편지에서 "당신이 나를 원하지 않는다면, 나를 묶는 마법을 풀어달라"며 "야생동물을 가두는 것은 죄이고 길들이는 것은 신이다"라고 썼다. 이 편지 역시 이번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다.
보이드는 비틀스의 자전적 영화 '어 하드 데이스 나이트'(A Hard Day's Night)에 출연하며 해리슨과 처음 만났다. 이후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1966년 결혼했다. 하지만 해리슨의 바람기와 약물 문제로 두 사람은 1977년 이혼했다.
보이드는 1979년 클랩튼과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지만, 두 사람은 외도와 술 등의 문제로 1989년 파경을 맞이했다.
이 과정에서 해리슨의 '섬싱'(Something), 클랩턴의 '레일라'(Layla)와 '원더풀 투나이트'(Wonderful Tonight) 등 명곡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