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마른 정자대게·용가자미·고래…바다명물 실종에 울산 ’울상'

울산 용가자미 어획량이 급감했다. 사진 울산시

울산 용가자미 어획량이 급감했다. 사진 울산시

울산지역 봄철 대표적인 수산물이나 해양 관광 자원이 모습을 감추거나 귀해져 지자체, 어민·상인 등이 울상이다. 대게·가자미나 관광용 고래 등이 거의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씨가 마른 정자 대게

울산 정자항이 산지인 '정자대게'가 사실상 모습을 감췄다. 중앙포토

울산 정자항이 산지인 '정자대게'가 사실상 모습을 감췄다. 중앙포토

4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 북구 정자항 앞바다가 산지인 정자 대게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정자항 인근 대게 취급 식당 20여곳엔 다른 지역 대게나 외국산 킹크랩이 대신하고 있다. 다 자라면 길이가 10㎝(300~400g) 정도 되는 정자대게는 다른 대게보다 껍질이 얇고 속이 꽉 찬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손질해 쪄 먹으면 특유의 단맛이 난다. 

정자항 한 대게식당 관계자는 "과거 제철에 인기를 끌던 정자 대게는 환경적인 영향 등으로 10여년 전부터 사실상 씨가 말랐다"며 "그래서 상당수 어민도 대게잡이를 포기, 정자항 일대에 대게잡이 어선이 몇 척 남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정자 대게를 포함, 울산 앞바다 전체 대게 어획량은 감소 추세다.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2008년 310t에 달하던 대게 어획량은 2013년 116t, 지난해 90t으로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2007년 4817t에 달했던 대게 어획량은 2014년 2412t, 지난해 2063t으로 감소 추세다.

'펄떡펄떡' 용가자미 귀해져

울산 용가자미 어획량이 급감했다. 사진 울산시

울산 용가자미 어획량이 급감했다. 사진 울산시

울산 명물로 꼽히는 '용가자미' 역시 어획량이 급감했다. 용가자미는 눈이 오른쪽으로 치우친 게 특징이다. 경상도에선 '참가자미'로도 부르는 등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다.


울산 방어진 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지역 가자미 어획량은 951t으로, 전년 같은 기간(1455t)보다 30% 넘게 줄었다. 가자미 어획량 감소로 식당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의 한 가자미 식당 업주는 "가자미가 귀해졌다. 

가자미 크기도 더 작아졌고, 가격도 지난해 마리당 9000원 하던 것이 지금은 1만7000원으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방어진수협 관계자는 "지난 설 연휴 이후 방어진항 일대 날씨가 안 좋다 보니 어선이 출항을 많이 못 하고 있다"며 "바다 온도 변화가 조업에 영향을 줘서 전체적인 울산 용가자미 어획량이 감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10번 출항해 1번 보기 힘든 고래  

울산 참돌고래. 사진 고래바다여행선, 중앙포토

울산 참돌고래. 사진 고래바다여행선, 중앙포토

나들이 철에 맞춰 다음 달 본격 출항을 앞둔 국내 유일 ‘고래바다여행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핵심 콘텐트인 고래 만남 횟수가 사상 처음 5%대로 떨어진 탓이다. 10번 출항하면 고래 떼를 한 번도 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2011년 처음 출항한 고래바다여행선(정원 347명)은 울산 남구가 운영하는 550t급 관광용 크루즈선이다. 

최근 5년간 고래바다여행선 운항 실적을 살펴보면, 2019년 고래발견율은 20.31%(64회 출항·13회 목격)였다. 그러다 2021년 14.55%(55회 출항·8회 목격), 2022년 7.14%(140회 출항·10회 목격)로 고래발견율이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133회 출항·7회 목격)는 8월에 500여마리를 목격한 후, 연말까지 단 한 번도 고래 떼를 찾지 못했다.

고래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은 2019년부터 항로가 바뀐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종전에는 고래바다여행선이 남구 장생포항에서 출항해 동구 대왕암 해역으로 곧바로 가서, 북구 강동 해역으로 향했다가 돌아왔다. 이 항로는 배가 많이 없는 곳으로, 고래 떼가 자주 발견되는 곳이다. 그러나 정식항로가 아니어서 지금은 이들 항로의 남쪽인 울주 진하해수욕장 해역을 거쳐 오간다. 운항시간은 3시간 정도다.

바다 온도와 먹이 문제도 고래 만남 횟수를 줄게 했다. 수온이 내려가면 고래 먹이인 오징어·청어·멸치 등이 급감한다. 울산 남구 관계자는 "고래바다여행선 항로를 조정하는 방안 등을 협의 중이지만, 울산항을 오가는 선박이 많은 탓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