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IA는 가장 안정적인 토종 선발진을 꾸렸다. 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좌완 트리오가 422와 3분의2이닝을 책임졌다. 국내 선발투수 3명이 400이닝 이상 던진 팀은 KIA 뿐이었다. 고졸 신인 윤영철 덕분이었다. 윤영철은 투구수 및 투구이닝 관리를 받으면서도 122와 3분의2이닝을 던지며 8승 7패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윤영철은 "올해 목표는 작년만큼, 혹은 지난해보다 조금만 더 잘하는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100이닝 정도를 생각했는데 120이닝을 던졌다. 올해는 작년보다 많이 던져 규정이닝(144이닝)에 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영철은 지난해 문동주(20·한화 이글스)와 KBO리그 신인왕 경쟁을 벌였고, 투표 2위를 기록했다. 1년 선배로 2년차였던 문동주는 여러 차례 "윤영철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윤영철은 "만날 때마다 미안하다고 하시던데 그러실 것 없다. 동주 형이 잘해서 받은 거라 괜찮다. 다른 상을 받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올해도 윤영철은 KIA 마운드의 핵심이다. 지난 겨울엔 구단의 배려로 정해영, 이의리, 곽도규와 함께 미국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 본사에서 훈련하기도 했다. 윤영철은 "야구 지식을 많이 배웠다. 운동 방법도 배우고, 투구 자세를 분석한 영상도 봤다. 공도 실제로 던지면서 공의 움직임을 체크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윤영철은 미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무릎의 높이와 손을 놓은 타이밍 등 투구 폼을 가다듬었다.
드라이브라인은 웨이트볼(무거운 공)과 메디슨 볼을 쓴 운동을 하고, 몸의 꼬임 동작을 분석해 회전수를 향상시키고,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윤영철은 4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 경기에서 시속 141㎞를 찍었다. 지난해에도 140㎞대 중반까지 찍었지만, 시범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꽤 좋은 구속이 나오고 있다. 커터와 커브 등 새로운 구종도 시험중이다.
하지만 신경쓰진 않는다. 이범호 KIA 감독도 "구속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없다. 매년 시속 1㎞씩 올리면 된다"고 했다. 윤영철도 "더 낮은 구속으로도 던졌다. 빠르다고 안 맞는 것도 아니고, 느리다고 맞는 것도 아니다. 그저 제구력에만 신경 써도 충분히 안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