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성 질환으로 병원에서 치료 중인 반려묘. 사진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최근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신경질환을 앓는 고양이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보고와 관련해 동물보호단체가 특정 사료가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국도 조사에 착수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묘연은 15일 반려묘가 최근 신경·신장 질환을 겪고 있다는 다수의 제보가 접수돼 피해 고양이 80마리를 전수조사했다고 밝혔다.
두 단체에 따르면 15일까지 80마리의 고양이 중 31마리가 사망했고 47마리가 치료를 받고 있다. 죽은 고양이들은 생후 4개월부터 10살까지 다양했으며 품종과 지역도 다양했다.
유사 증상을 보이는 고양이들은 뒷다리를 절거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신경 증상 외에도 급격한 신장 수치 저하, 높은 간수치, 혈변, 혈뇨, 식욕부진 등을 동반해 기력 없이 죽거나 치료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보호단체는 동일 증상을 보이는 고양이들이 특정 제조원에서 생산된 고양이 사료를 급식하고 있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라이프와 묘연은 “이들 반려묘의 공통된 특징은 대부분 특정 제조원에서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생산된 사료를 주고 있었다”며 “특히 이들 제조원 중 일부는 상호만 달리하고 제조 공장의 주소는 동일한 곳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 집에서 생활하던 고양이 3마리가 순차적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었고 한집에 있던 12마리 중 4마리는 사망하고 8마리가 병원에 입원 중인 경우도 있었다”며 “특정 제조원 사료는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동물병원에서도 제대로 걷지 못하거나, 염증수치가 오르고, 또 혈변 등을 누는 고양이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대한수의사회는 다만 이들 고양이 중 다른 사료를 먹은 고양이도 있어 전문 기관에 사료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대한수의사회 등 조사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고양이 사체를 부검하고, 사료 성분 등을 확인하는 등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