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0-1로 뒤진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애리조나 에이스인 오른손 선발 투수 잭 갤런의 2구째 높은 직구(시속 149㎞)를 힘껏 잡아당겼다. 타구는 시속 158㎞의 속도로 약 111m를 날아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홈런이 됐다.
이로써 이정후는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MLB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한 이후 21일 만에 두 번째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때려낸 1호 홈런이기도 하다.
이정후는 또 지난 8일 샌디에이고전부터 11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 역대 한국인 빅리거 데뷔 시즌 최장 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2016년 김현수(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0경기 연속 안타였다.
이정후는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홈구장이 (좌타자가) 홈런을 치기 어려운 구장이고, 나도 홈런 타자가 아니라서 큰 욕심은 내지 않았다. 그런데도 첫 홈런을 치게 돼 기분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이날 이정후가 타석에 설 때마다 "정후 리!"를 목놓아 외치며 응원한 홈 팬들에게 "그렇게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의 홈런 덕에 엄청난 승리를 할 수 있었다. 그 홈런이 우리 타선에 불을 붙였고, 경기의 큰 전환점이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후는 전날(20일) 휴식을 위해 올 시즌 두 번째로 경기에 나서지 않고 벤치를 지켰다. 하루 만에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온 이 날, 최고의 활약으로 진가를 보여줬다. 2회와 6회 2루수 땅볼, 4회 중견수 직선타로 숨을 고른 뒤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장타를 터트려 값진 타점을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5-3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 말 1사 2루에서 애리조나 오른손 불펜 투수 미겔 카스트로와 맞섰다. 그는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카스트로의 변화구 5개를 연속으로 커트해내며 진을 빼놓았다. 이어 2볼-2스트라이크에서 9구째 체인지업을 밀어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작렬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리드를 3점 차로 늘리는 쐐기 타점이었다.
이정후가 한 경기에서 2타점 이상을 수확한 것도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21일 만이다. 이정후의 시즌 타점은 7개로 늘었다. 그는 이후 후속 타자 마이클 콘포토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의 마지막 득점까지 올렸다.
장타 두 개로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한 이정후는 세 경기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에 성공하면서 시즌 타율을 0.289(83타수 24안타)로 끌어 올렸다. 샌프란시스코는 7-3으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