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애쓰지(ESG)
저 회사는 정의로울까? 과거 기업의 평가 기준은 숫자였습니다. 요즘은 환경(Environmental)에 대한 책임, 사회(Social)적 영향,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 등 이른바 ‘ESG 관점’에서 기업을 판단합니다. 비크닉은 성장과 생존을 위해 ESG에 애쓰는 기업과 브랜드를 조명합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은 잠시 잊어주세요. 착한 일은 널리 알리는 게 미덕인 시대니까요.
K팝 콘서트를 보러 가는 관객 한 명이 만드는 온실가스 양이다. 이 숫자의 근거를 만든 건 YG엔터테인먼트로(이하 YG). 이 회사는 지난 연말 악뮤(AKMU)의 콘서트 ‘악뮤토피아’에서 배출량을 실제 측정했다. 콘서트장에 쓰인 전력·용수·폐기물은 물론 관객이 타고 온 이동수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집계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첫걸음은 ‘현실 파악’부터라는 취지에서다.
최근 문화예술계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이 일고 있다. 주요 엔터 기업과 미술관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공연과 전시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관객의 눈과 귀를 만족하게 하기 위해 과도하게 사용했던 자원을 줄이고, 공연과 전시를 즐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관람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의 해법이 주를 이룬다.

지속가능공연을 위한 탄소배출량 산정 등을 진행한 걸그룹 블랙핑크의 공연 모습.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공연

공연장에 오는 장애인 관객의 이동을 돕는 접근성 매니저.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박지성과 함께 걸어가는 미술관

전시 후 폐기물량을 줄이기 위해 모듈 칸막이를 도입한 리움미술관. 사진 리움미술관
국내 대표 사립미술관인 리움·호암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의 경우 2022년부터 ESG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매달 에너지 사용량을 분석하는 동시에 전시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모듈 칸막이를 도입하기도 했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공연과 전시를 만드는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공연이나 전시 등 문화소비를 할 때도 기후위기나 탄소중립 등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기업과 공공 모두 ESG 측면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적 가치와 미래를 생각하는 문화행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