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호랑이 '태백'이. 사진 서울대공원 홈페이지 캡처
"태백아, 부디 그곳에선 아프지 말고 편히 쉬렴! 길지 않은 시간 행복했어"
서울대공원의 시베리아호랑이 중 한 마리였던 '태백'이가 지난 19일 폐사했다.
23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태백이는 지난 2월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아왔다.
서울대공원은 "태백이가 최근 먹이 섭이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활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약물치료와 다양한 방법으로 먹이 섭취를 시도했으나, 2일부터는 먹이 섭이량이 미미하게 됐다"며 "결국 15일 전신 마취를 통한 치료 및 건강검진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 및 혈액학적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담도계와 간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가 확인돼 그에 따른 약물 및 수액 처치를 진행했지만, 맹수동물의 특성상 지속적인 전신마취 및 적극적인 수액 처치가 어려웠다"며 "태백이의 경우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를 진행했지만, 호전되지 않고 결국 눈을 감고야 말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동물원은 태백이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했고, 추가로 외부 기관과 협력하여 정밀진단을 하고 있다"며 "정밀검사 결과 정확한 사인이 확인되는 대로 시민들께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베리아호랑이 태백이는 2018년 5월 2일 백두, 한라, 금강과 함께 4남매로 태어났으며, 활력 있고 건강한 호랑이였다고 한다.
서울대공원은 "태백이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사육사를 비롯한 동물원 직원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우리 태백이에게 애정과 관심을 보여 주셨던 모든 분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디 태백이가 마지막으로 가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함께 애도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대공원은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맹수사 호랑이 방사장 앞에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한편 서울대공원에서는 최근 2년 내 태백이를 포함해 호랑이 다섯 마리가 잇따라 폐사했다.
지난 2월 '아름'이 19세 최고령의 나이로 사망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한 살 된 암컷 '파랑이'가 급성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8월에는 열 살 수컷 '수호'가 심장질환 등으로 폐사했다. 2022년 5월에는 호랑이들끼리의 다툼으로 열네 살 '가람'이가 사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