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대장 김기헌)은 코인 투자금 명목으로 피해자 80여명에게 54억원을 편취한 총책 A씨 등 신종 피싱범죄 단체 조직원 37명을 범죄단체조직 활동, 사기 혐의 등으로 검거해 15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월 콜센터를 급습한 경찰의 모습.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제공
피싱범죄 단체 조직원들은 2022년부터 올해 4월까지 2, 3년 전 손해를 본 리딩방 유료 결제회원들에게 “상장 예정 코인이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과거 가입했던 리딩방을 인수해 리딩방 가입비라도 보상해주겠다”며 코인 발행사를 사칭해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범죄 수익금 20%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B씨(25)로부터 여러 리딩방 유료회원들의 정보를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원들은 바람잡이 등 역할분담을 했다. 이들은 ″상장이 확정된 코인으로 손실을 무료 보상해주겠다″며 가짜 전자지갑에 코인을 무료로 입금했다. 이후 유명 증권사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해당 코인을 비싼가격으로 사겠다며 속였다. 이찬규 기자
1~3개월 동안 일련의 범행이 끝나면 피싱 범죄를 위해 운영하던 콜센터의 문을 닫고 잠적했다. 이후 다른 곳에 콜센터를 차려 코인 이름만 바꾼 채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최대 피해액은 5억 3000여만원, 운영했던 콜센터만 10여곳에 달한다.
경찰 조사 결과, 조직원 중 12명은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인천 부평 일대에서 중고차 허위 매물 사기로 함께 처벌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당시 징역형 실형 대신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선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책 A씨가 코인 판매 사기 범행을 위해 당시 공범을 규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원들은 코인 발행사를 사칭해 ″과거 가입했던 리딩방을 인수해 리딩방 가입비라도 보상해주겠다″며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제공
A씨 조직이 큰 이익을 얻자, 조직 간부 C씨(34)는 지난해 4월 A씨 조직에서 분화해 자신만의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A씨 조직이 39억원, C씨 조직이 15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피싱 조직이 분화된 만큼, 또 다른 조직과 범행이 있는지 추가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리딩방 유료회원 정보 취득 경위를 수사 중이다. 유로 리딩방 손실을 회복해주겠다고 접근하면, 범죄 조직의 범행 대상이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