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경기 종료 후 경기 결과에 불만을 품고 그라운드를 향해 무더기 물병 투척을 한 팬 124명에게 홈경기 출입 무기한 금지라는 징계가 내려졌다. 팬이 투척한 물병이 FC 서울 주장 기성용의 하복부 급소를 강타해 화제가 됐던 경기다. 

인천 구단은 "지난 11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2라운드 FC서울과의 홈 경기 종료 직후 그라운드로 물병을 투척한 사실을 자진 신고한 124명에 대해 경기장 출입을 무기한 금지한다"고 23일 발표했다. 구단이 지정한 봉사활동을 100시간 할 경우 징계가 해제된다.

봉사활동 참여자는 건전한 축구 관람 문화 캠페인에 나서게 된다. 징계를 받은 사람이 홈 경기를 관람하거나, 안전 문제를 일으킬 경우 구단 손해액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의 가중 처벌을 할 계획이다.  

징계 내용은 이날 중으로 124명에게 개별 통보된다. 이들은 24일부터 구단을 방문해 이같은 징계를 수용한다는 서약서를 써야 한다. 

 
아울러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안전과 질서 유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구단에 부과한 제재금 2000만원은 자진신고자의 모금으로 납부한다.


 

부족한 금액은 구단 총책임자인 전달수 대표이사가 사비로 충당한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6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인천 구단에 홈 5경기 응원석(S구역) 폐쇄 명령과 함께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인천은 내달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김천 상무와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에서도 응원석을 완전히 비우기로 했다.

이 기간 집단 응원도 금지한다.

인천은 '관중 집단 물병 투척' 사건이 일어난 뒤 이틀 후인 13일부터 자진 신고제를 운영했다. 그라운드에 투척이 확인된 물병은 총 105개였다. 신고 기간 동안 124명이 자진 신고했다. 

 
인천은 전날 법조계, 인천시, 구단 이사진과 임원 등이 모여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이런 징계 내용을 확정했다.

 

인천은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바탕으로 자진신고자를 일일이 대조해, 투척 사실을 숨기고 있는 이들을 식별하는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2라운드 경기에서 인천이 서울에 1-2로 패한 직후 인천 홈 팬들이 그라운드의 서울 선수들을 향해 집단으로 물병을 던졌다.

주심의 휘슬이 울린 뒤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골대 뒤쪽의 인천 서포터스를 향해 포효했다. 이에 관중석의 일부 팬들은 백종범을 향해 물병을 투척했다. 이때 기성용이 백종범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는데, 날아온 물병에 급소를 맞았다. 기성용은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기성용은 경기 후 "어떤 의도로 그렇게 물병을 던졌는지 모르겠지만, 물병을 던지는 건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백종범이 서포터스를 자극했다고) 물병을 던질 수 있는 건가. 뭐가 옳은 건지는 모르겠다. 물병 투척은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행위다. 프로축구연맹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