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청, 6월 도내 전체 아파트 확대
전북경찰청은 25일 "긴박한 상황에서 공동주택 현관을 신속히 통과하는 '폴패스(Pol-Pass)'를 다음 달 도내 전체 아파트에 확대·시행한다"며 "하반기엔 원룸·다세대 주택·오피스텔 등으로 점차 적용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폴패스는 고속도로 요금소 '하이패스(Hi-pass)'처럼 관할 아파트 공동현관을 자동으로 통과하는 시스템이다.
반도체 칩이 내장된 스티커·카드 등에 담긴 데이터를 무선 주파수를 이용해 읽는 RFID(전파 식별) 기술을 접목했다. 이렇게 만든 카드마다 부여된 고유 번호를 아파트 단지 서버(컴퓨터 시스템)에 등록하면 공동현관문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구조다.
전북 112 신고 연간 2만8000건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공동주택은 1682단지(45만965세대)로 각종 범죄를 비롯해 자살 소동, 가정 폭력 등 아파트 관련 112 신고는 연간 2만8000여건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폴패스를 추진한 전북경찰청은 이달 초 주민 대표와 관리사무소 등 동의를 구해 전주시 덕진구 관내 11개 아파트 단지(5500세대)에서 시범 운용을 시작했다. 주민 사이에선 "위급할 때 경찰관이 1분, 1초라도 빨리 도움을 주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는 반응이 대다수라고 한다.
서울 중부경찰서 '프리패스' 도입
중구에 따르면 현직 경찰관 96%가 '공동현관 출입문을 바로 열지 못해 현장 도착 시각이 지연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무선 리모컨은 순찰차 1대당 1개씩 지급한다. 자동차 스마트키와 연결해 함께 보관하며, 주야 교대 시 인수·인계해 24시간 관리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달 지휘부 회의에서 "공동현관 프리패스는 일선 서에서 자치단체와 협력해 신고 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현장 경찰의 자긍심도 높인 사례"라며 "현장 실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이번 시책을 전국에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경찰청은 시스템 운용 방식과 보안 문제, 제품 품질, 예산 등 점검에 착수했다.
"범죄 이용? 권총처럼 관리할 것"
제작비도 카드 하나당 1500~1700원으로 도내 전체 순찰차 260여대에 하나씩 지급해도 50만원이 채 안 들고 유지·보수 비용도 전혀 안 든다는 게 전북경찰청 설명이다. 반면 중부경찰서 프리패스 수신기는 1개에 20만원, 리모컨은 5000원 정도로 초기 설치 비용이 적잖고, 기계 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하면 막대한 예산이 드는 건 문제점으로 꼽힌다.
문학선 전북경찰청 지역경찰계장은 "택배 기사와 우유 배달부 등은 진즉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보증금을 내고 마스터키(만능열쇠)를 받아 공동현관을 드나들고 있다"며 "민간인도 편의 때문에 자유롭게 오가는데 정작 국민 생명을 지키는 경찰이 신고를 받고도 제때 출입하지 못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