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유럽, 신무기 개발에 10억 유로 투자
유럽연합 집행위(EC)가 미래 전차·신형 수송기 능력·초계함·무인항공기 대응 시스템(C-UAS)·레이저 기반 지향성 에너지 무기 등 54개에 달하는 다국적 연구개발 군사 프로젝트에 10억 3000만 유로(13억 달러)를 유럽방위기금(EDF)을 통해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54개 프로젝트는 2023년 접수된 236개 제안 가운데 선별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2021년 5월 이후 유럽연합(EU)의 국방 연구 및 개발 구상에 대한 전체 투자는 30억 유로(32억 5000만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항공 분야에는 유럽 대형화물수송 시스템(ESOCA) 연구에 18개월간 2000만 유로(2170만 달러)가 배정됐다. 공중 및 미사일 방어 능력 강화를 위한 C-UAS 연구에는 드론 격퇴를 위해 수동 및 능동 센서와 소프트킬 및 하드킬 수단에 초점을 맞춘 일련의 기술을 검토하고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42개월 동안 4300만 유로(4700만 달러)가 지원될 예정이다.
해상 분야에선 유럽 순찰 초계함(EPC2) 프로그램의 2단계 프로그램로 4년간 이미 선정된 두 가지 설계를 가지고 각 두 척의 시제품 함선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전투용 다목적 초계함과 장거리 순찰용 다목적 초계함의 두 가지로 건조될 예정이다. EPC2 2단계에 대한 지원 규모는 1억 5500만 유로(1억 9600만 달러)다.
지상 분야에서는 새로운 유럽 주력전차 설계 및 시스템 개발을 위해 유럽 주력 무장 전차(MARTE)와 기존 및 미래 주력전차(MBT)를 위한 기술(FMBTech)이라는 두 가지 연구가 선정됐다. MARTE는 기존 주력전차(MBT)에 비해 플랫폼의 비용 효율성과 수명주기 효율성을 향상하면서 우수한 방어, 탐지 및 화력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년간 2000만 유로(2170만 달러)가 지원될 예정이다. 이 연구는 독일과 프랑스가 함께 진행하는 차기 전차 사업과 별개다.
레이저 무기 개발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100㎾급 레이저 무기 개발을 목표로 하는 전술 첨단 레이저 광학 시스템(TALOS) 프로젝트의 2단계(TALOS-TWO) 시작을 포함한다. 이 연구에는 3년에 걸쳐 2500만 유로(3200만 달러)가 투자된다.
②헬기 추락 사고로 들통 난 이란 드론 한계
5월 19일(현지 시각) 오후, 이란의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했을 때 이란 정부가 튀르키예 정부에 추락 지점을 찾기 위해 도움을 청했다. 튀르키예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군의 아큰지 중고도 장기체공(MALE) 드론 1대를 파견했고, 탑재 감시장비로 추락 헬기에서 나오는 열원을 탐지한 영상도 공개했다.
하지만, 22일 이란 군부가 튀르키예 드론이 실제로 추락 위치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양국간에 미묘한 분위기가 발생했다. 이란군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드론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문제에 대해 튀르키예 국방 전문가이자 허드슨 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캔 카사포글루는 이란의 주장은 자신들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것이므로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동 연구소의 전략 기술 및 사이버 보안 프로그램 담당인 솔리만도 이란이 튀르키예의 지원에 의존한 것은 자체 야간 투시 및 열화상 기능에 잠재적인 결함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대서양위원회의 스코크로프트 중동 안보 이니셔티브의 비상임 선임 연구원 알리 바키르도 여기에 동의했다. 그는 일부 이란 드론은 많은 서방 부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서방권 드론 시스템과 비슷하게 작동할 수 있지만, 튀르키예 드론보다 정교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진보하지도 않으며 올바른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드론은 주로 자폭기 형태로, 성가시고 혼란을 일으킬 순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파비안 힌즈 국방·군사 분석 연구원은 이란의 드론 개발은 이스라엘처럼 전통적으로 강력한 상대에 대한 비대칭전의 요구에 의해 추진됐으며, 이것이 그들이 자폭 드론을 개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란과 달리 튀르키예는 자체 방위산업을 구축하는 동시에 드론 강국이 되는데 필요한 서방권 국가들의 지적재산권에 대해 비교적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란 대통령 탑승 헬기 추락 사건에 동원된 아큰지 등 다양한 대형 드론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③미국·GCC, 공동 미사일 방어와 조기경보 가속도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후 한동안 주춤했던 미국과 걸프협력회의(GCC) 국가간 공동 미사일 방어와 조기경보가 다시 탄력이 붙었다.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이다.
미국·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가 주도해 걸프협력이사회(GCC) 국가간 공동 공중 및 해상 위협에 대한 협력과 다자간 미사일방어 통합을 진전하는 새로운 국방 실무 그룹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설치한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가 공개했다. 그는 조기경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기경보가 4월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처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300기의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을 이스라엘, 미국 및 기타 국가들이 "통합 항공 및 미사일 방어 개념 증명"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요격한 지 몇 주 만에 이뤄졌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이란의 공격을 방어하는 작전에 직접 참여한 GCC 국가는 없지만, 궁극적으로 파트너들 간의 더 깊은 협력을 촉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실무 그룹의 궁극적인 목표는 양측이 공통의 공중 상황에서 일할 수 있을 만큼 효과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능력 효과를 약화하기 위해 함께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쿠웨이트로 구성된 GCC 회원국들을 포함한 일부 중동 국가들은 2022년부터 나토와 같은 중동 방위 동맹과 이스라엘을 지역 방공망에 포함하는 것을 모색해왔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되지는 못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미사일방어 전문가 톰 카라코는 상호운용성, 추적 데이터 공유 및 여러 GCC 국가간 공동 항공 상황 개발에 대한 열망은 오랫동안 논의되었지만, 지역내 정치적 경쟁이 계속 방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경험이 정치적 저항을 바꿀 충분한 교훈이 되지 못했다면, 이번 논의도 어떻게 결론 날지 불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양 위협과 관련, 미국과 GCC가 해양 위협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정보 공유를 강화하기 위한 다자간 노력, 확산 방지 및 해양 영역 인식을 높이기 위한 기술의 효과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이즈미르 경제대학의 국방 전문가이자 교수인 시트키 에겔리는 신속한 데이터 공유가 향후 걸프만에서 이란의 공격을 무디게 하는데 결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