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13일 이번 전당대회에 적용할 경선 규칙을 당원 투표 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변경하기로 한 데 대해 “20%라는 비율은 민심을 받든다는 말을 하기조차 민망하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이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국민 여론 30% 반영이라는 제자리로 돌아가도 모자를 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전대 룰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8대2 전당대회 룰은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미흡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총선에서 대승한 민주당의 민심 반영 비율인 2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더 작아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우리 당의 혁신 방안이나, 연금 개혁 등 미래 비전에 대한 경쟁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오로지 특정인의 출마 그리고 계파나 권력 충돌 여부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고 말했다.
또 “달라져야 국민의 신뢰를 얻고, 혁신해야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킬 수 있다”면서 “우리는 더 반성하고, 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25%인데 우리는 최소한 30~50%는 반영했어야 했다”라며 “패배한 당이 아니라 승리한 당의 모습 같다”고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실제 응답하시는 분들은 저희 당을 굉장히 관심 있게 보시는 분들이거나 당원이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5대 5나 6대 4가 됐을 때 실질적으로 7대 3이나 8대 2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민심 반영이 더 많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대 출마를 시사한 김재섭 의원은 “사실상의 퇴행”이라며 “그전에 있었던 전대룰(3·8 전대 전 기준 7대 3)은 됐었어야 우리가 좀 변화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을 텐데 7대 3보다 더 퇴행한 8대 2가 됐기 때문에 변화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다음 달 23~24일 진행될 전당대회에 적용할 경선 규칙을 당원 투표 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로 변경하기로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투표 100% 룰을 도입했지만 총선 참패 후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총선에서 민심의 변화에 당이 긴밀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차원이었다.
이에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를 통해 룰 변경에 나섰고 전날 당심 80%·민심 20% 안과 당심 70%·민심 30% 안으로 압축한 후 이날 비대위에서 민심 20% 반영으로 결론 내렸다. 역선택 방지 조항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