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라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 새 다양한 비빔면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경쟁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 광고 음악로도 유명한 팔도비빔면은 비빔면의 대명사로 여겨졌지만 최근 라면 회사들이 비빔면 시장에 공을 들이면서 제품이 다양해졌다. 소비자들은 어떤 비빔면을 고를지 진열대 앞에서 고민이 필요하다.
라면 업계가 비빔면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이 시장이 국물 라면보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비빔라면은 ‘꿀조합’ 토핑을 무궁무진하게 곁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라면 업계 관계자는 “골뱅이를 넣은 골빔면, 삼겹살을 함께 먹는 비빔삼겹면 등 어지간한 조합에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5년 757억원이던 국내 비빔면 시장은 지난해 1800억원 규모로 커졌다.
현재 국내 비빔면 시장은 1강-1중-2약 구도다. 업계에 따르면 1984년 국내에 처음 비빔면을 선보인 팔도가 40년간 18억 개를 팔며 점유율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이 2021년 배홍동비빔면을 내놓으면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오뚜기(진비빔면)를 따돌리고 2위 자리를 굳혔다. 배홍동은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 점유율을 20%대로 끌어 올렸다. 오뚜기와 하림은 3위 경쟁 중이다. 점유율이 높지 않았던 삼양은 불닭볶음면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 열무비빔면 등 비빔면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전체 시장의 성장세 속에서 업체 간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4~5월 주요 마트의 쫄면을 포함한 비빔면 매출에서 농심이 팔도를 앞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할인 프로모션 영향이라는 분석이 있었지만 농심 측은 “프로모션은 과거에도 늘 했었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후발주자들이 잇달아 내놓은 신제품 중 하나가 컵비빔면이다. 용기면 특성상 면을 차갑게 식히지 않고 뜨거운 상태로 비벼 먹어 ‘뜨빔면’이라고도 불린다. 뜨빔면은 2021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유튜브에 ‘뜨겁게 먹는 비빔면’ 레시피를 공개하며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농심, 오뚜기, 하림은 4~5월 각각 배홍동큰사발면, 진비빔면 용기면, 더미식비빔면 용기면을 내놨다. 팔도는 2003년 팔도비빔면컵을 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컵비빔면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라며 “1020 세대와 편의점 중심으로 컵비빔면이 인기를 끌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마케팅 일환으로 선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